세월호가 침몰한 지 아흐레가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팽목항으로 전국 중·고등학생들이 보낸 구호물품과 편지가 모여들고 있어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자그마한 위안이 되고 있다.
진도군청과 자원봉사단체들은 24일 오전 팽목항 대합실 앞 게시판에 전국에서 몰려든 편지와 노란리본을 게시했다. 이 편지들은 팽목항으로 전달된 구호물자와 함께 동봉된 것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편지는 슬픔에 잠긴 가족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실종자들의 '기적같은' 생환을 기원하는 내용이었다. 울산 상일여고 학생들은 "기적이 일어나게 해 주세요"면서 실종자들의 무사생환을 기원했다. 편지에 이름을 올린 한 학생은 "한 명의 친구라도 살아 돌아왔으면 좋겠다"면서 "구호물품이 넘쳐나고 있더라도 저희가 모두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또 다른 학생은 "제발 한 명이라도 좋으니 돌아와 줘, 학생들, 일반인들, 아이들"이라고 간절한 소망을 편지에 담았다.
인천 하늘고 학생들도 전교생 600명의 마음을 담은 구호물자와 편지를 보냈다. 하늘고 학생들은 편지에 "저희가 비록 그 친구들을 한 번도 직접 보지 못했지만 학생들이 저희의 후배, 선배, 친구들입니다"라면서 "가족들의 아픔을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지만 진도와 정말 먼 여기 하늘고 에서도 기도하고 있습니다.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편지에서는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는 군·경 구조단에 대해서도 응원과 감사의 메세지를 전했다. 수일여자중학교의 한 학생은 "해양 경찰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면서 "날씨 때문에 힘든 것은 알고 있지만 조금만 더 힘 내 구조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당부를 잊지 않았다.
한편 팽목항에는 실종자들을 위로하고 사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여러 종교인들이 모였다. 천주교 광주대교구·기독교연합봉사단·구세군 등이 봉사단을 꾸려 식사를 제공하고 편의를 제공하는 등 구호 활동 및 미사·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또 원불교·불교 관계자들도 모여 예불을 드리는 등 망자의 넋을 달래고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빌고 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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