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사실 이 말의 원문은 '지피지기(知彼知己) 백전불태(百戰不殆)'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을 싸워 백번을 이긴다'가 아니라 '백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인 것이다. '이긴다'는 쉽고 매력적인 말 대신에 '위태롭지 않다'는 어렵고 재미없는 용어를 저자가 쓴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세상에는 나보다 센 사람들 투성이다. 누구 하나 만만한 사람 찾기가 쉽지 않다. 어쩌면 그들과 싸워 이기기보다는 지지 않고 살아남기가 더 급한 과제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손자병법은 '싸움의 기술'이 아니라 '생존의 기술'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위험 중수익 펀드 투자를 통해서 성공하고자 원하는 사람이라면 조금은 다른 시각을 가져야 한다. 높은 수익도 좋지만 그에 못지않게 원금을 날리지 않을 가능성, 즉 투자에서 지지 않을 확률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때문에 변동성이 기대수익률보다 낮은 펀드를 골라야 한다. 산술적으로 계산해볼 때 97.5%의 확률로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최소 기간은 기대수익률과 변동성이 같다고 할 때 대략 4년 정도이다. 어떤 펀드의 기대수익이 연 10%라고 하자.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만약 이 상품의 변동성이 13%라면? 이 경우 이 펀드에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 투자기간은 7년 정도가 된다. 이 기간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대수익보다 변동성이 낮으면 된다. 예를 들어 기대수익을 연 4%로 유지하면서 변동성은 연 3%로 낮출 수 있다면 원금손실 회피를 위한 최소투자기간을 2~3년 정도로 단축할 수 있다. 기대수익이 높지만 변동성도 높은 투자는 많다. 그러나 중위험 중수익 펀드 투자자라면 고변동성 상품을 원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변동성과 기대수익을 같이 비교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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