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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까지 6개월…'귀화 탁구소녀' 전지희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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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희[사진 제공=포스코에너지 여자탁구단]

전지희[사진 제공=포스코에너지 여자탁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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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중국 이름 티엔민웨이. 전지희(22ㆍ포스코에너지)는 지난해 3월 '제2의 고향' 한국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오는 9월 열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그를 주목해야 한다.

중국 허베이성 출신으로 지난 2011년 한국 국적을 취득한 그는 귀화 선수로는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종합 대회 개인전 금메달에 도전한다. 전지희는 국제탁구연맹(ITTF)의 귀화선수 규정에 따라 세계선수권에는 불참하지만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출전할 수 있다.
◆ 중국 탁구의 DNA, 친구들을 이기고 싶다
3월 현재 ITTF 여자부의 세계랭킹 1~6위는 모두 중국 선수. 그 중에는 청소년대표 시절 한솥밥을 먹은 선수도 많다. 전지희는 "세계 랭킹 4ㆍ5위인 첸멍(20)ㆍ주율링(19)은 나와 함께 중국 청소년 대표로 뛴 친구들이다. 꼭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목표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인 건 그들도 마찬가지일 테니 좋은 승부를 하고 싶다"며 특히 복식 우승에 욕심을 냈다. 국가대항전 성격이 강한 복식에서 중국를 꺾고 싶기 때문이다. 현재 석하정(28ㆍ대한항공ㆍ세계랭킹 19위)과 복식팀이 되어 훈련하고 있다. 석하정도 2007년에 중국에서 귀화했다.

전지희의 탁구는 중국 출신 선수답게 야무지다. 특히 백핸드는 세계 정상급이다. 빠르게 공을 끊어치고, 강한 회전을 건다. 동작이 간결해 상대 움직임에 따른 대응도 민첩하다. 늘 생글생글 웃는 예쁜 얼굴이 탁구대 앞에서는 매서운 표정으로 바뀐다. 공에 힘을 모아 상대 테이블로 쏘아 보낼 때는 1990년대를 주름잡은 중국의 '탁구 여제' 덩 야핑(41)을 떠올리게 만든다. 박지현(48) 여자대표팀 코치는 "빈틈 없는 탁구를 하려고 노력하는 선수"라고 했다.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포핸드 공격을 할 때 순간적으로 힘을 몰아 쓰는 기술과 서브 리시브. 현재 짧게 나오는 스윙 동작에 힘을 싣는 훈련을 하고 있다. 서브를 받을 때도 그냥 받아넘기는 게 아니라 상대를 흔들 수 있도록 공격적으로 받아치려 한다. 박 코치는 "상대 서브를 선제 공격의 기회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아시안게임과 같이 큰 대회를 앞두고 부담감을 이겨내는 힘도 길러야 한다. 전지희는 그 동안 국내 대회와 오픈대회에만 출전해 보았다. 전지희는 "심리 훈련과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고 했다.

전지희[사진 제공=포스코에너지 여자탁구단]

전지희[사진 제공=포스코에너지 여자탁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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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로 한국어 공부, 입맛도 변했어요
전지희는 "태릉 생활이 즐겁다"고 했다. 지난 1월 14일 선수촌에 들어간 뒤 하루도 빼놓지 않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이어진 고된 행군을 마다하지 않는다. 대표팀 분위기나 동료, 코치들과 지내는 생활에도 익숙하다. 너무 탁구에만 몰두해서 코칭스태프가 걱정한 나머지 "남자친구라도 사귀었으면 좋겠다"고 농담을 섞어 권할 정도다.

전지희는 탁구를 하기 위해 한국인이 됐다. 그의 아버지는 초등학교 탁구코치로 일했다. 그 영향으로 일곱 살 때 탁구를 시작했다. 열 살이 됐을 때 중국의 탁구 중심지 가운데 하나인 칭다오로 유학을 떠났다. 2005년에는 류궈량ㆍ공링후이 등 중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한 루넝클럽에 입단했다. 2007년에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선수권 여자 단식에서 준우승했다.

그러나 늘 꿈꾸던 성인 대표팀은 멀었다. 중국의 등록 선수는 3000만명에 이르고, 거기서 대표팀에 들어가는 문은 바늘귀보다 좁았다. 돌파구가 필요한 전지희에게 김형석(52) 여자대표팀 감독의 제의는 귀가 솔깃했다. 김 감독은 포스코에너지 탁구단을 창단하면서 중국에서 유망주를 찾고 있었다.

그는 "(전)지희는 탁구를 잘하려는 의지가 남달랐다"고 했다. 전지희는 "고민하지 않았다. 실력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오지 않았다면 탁구를 그만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열여섯 살에 한국에 온 그는 연습생으로 3년 동안 훈련한 뒤, 2011년 일반 귀화 시험을 통과해 한국인이 됐다. 소속 팀 언니들은 한국어 선생님, 한국 드라마는 교재였다. 그의 한국어는 발음만 조금 어색할 뿐 막힘이 없다. 전지희는 "한국에는 맛있는 음식이 많다. 피자ㆍ스파게티… 요즘은 동태찌개도 잘 먹는다"며 웃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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