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여년전 '위대한 문명 개척자' 혜초가 실크로드 한 복판에서 쓴 시다. 그 당시 신라 승려 한 사람이 인터넷이나 자동차, GPS도 없이 오로지 두 발로 '하늘 끝 북쪽 내 나라'와 '땅끝 서쪽 다른 나라'를 걸어서 낸 길을 오늘날 실크로드 양 끝단의 두 나라사람이 분주하게 오간다.
그 프로그램 중 하나인 ‘온 코리아(ON KOREA)-실크로드의 저편’ 사진전이 우리나라에서 재현된다. 이번 전시는 '온 코리아'전의 새 버전 ‘블루밍 실크로드(Blooming Silk Road)’로 새롭게 개편해 선보인다. 양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들의 국내 첫 전시회이기도 하다.
이 전시는 서울 세종문화회관(3월26~4월1일), 대구예술발전소(4월4~4월17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5월 중) 등 3개 지역을 순회 전시한다. 전시작품은 모두 130여점이다. ‘한국-터키 대표작가 사진전 - Blooming Silk Road’에는 한국작가 8인(강운구, 구본창, 김중만, 박종우, 서헌강, 오형근, 육명심, 이갑철)과 터키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사진작가 5인이 참여한다. 터키 사진작가 5인은 ‘이스탄불의 눈(Eye of Istanbul)’이란 애칭을 가진 세계적인 사진작가 아라 귈레르(Ara Guler)를 비롯해, 이젯 케리바(Izzet Keribar), 할임 쿠락시즈(A.Halim Kulaksiz), 카밀 프랏(Kamil Firat), 아르잔 아르슬란(Ercan Arslan)로 이번 전시를 위해 오는 24일 한국을 방문한다.
전시 제목인 ‘Blooming Silk Road’는 동서 실크로드의 양 끝에 자리 잡고 있는 한국과 터키의 풍성한 문화를 한자리에서 꽃피운다는 뜻이다.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은 “작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한국 대표 사진가전이 터키국민들과 유럽 사진계의 열렬한 호응을 얻은 것에 힘입어 올해 국내에서 전시를 이어가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터키 이스탄불에서 대한민국 경주로, 과거 동-서 교역 실크로드의 종착지에서 양방향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문화교류의 현장이 될 이번 전시는 터키와 한국의 첫 사진 교류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덧붙였다.
이 사진전의 석재현 전시감독은 “서울, 대구, 경주로 이어지는 대규모 순회전인 이번 ‘Blooming Silk Road’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터키와 한국의 대표사진가들의 작품과 양국의 문화를 한자리에서 향유할 수 있기에 가족단위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올 가을 ‘포스트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행사로 경주에서는 터키 문화의 정수를 볼 수 있는 다양한 공연과 전시, 심포지엄, 영화제 등이 마련된다. 이번 ‘한국-터키 대표작가 사진전’은 그 첫 번째 기획이다.
한편 작년 9월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 메인 전시 중 하나로 이스탄불 탁심공화국갤러리에서 열렸던 ‘ON KOREA-실크로드의 저편’ 사진전은 총 2만5000여명이 방문, 갤러리 개관 이래 최다 관람객 기록을 세웠다. ‘ON KOREA’는 이후 터키 부르사(Bursa)에서 개최된 세계적 사진축제인 포토페스트(Photofest)에 초청돼 성공적으로 전시를 마쳤다. 오는 5월에는 터키 앙카라에서 다시 전시를 가질 예정이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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