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아끼지 않은 해경의 사고대응 작전은 가상했다. 그러나 그런 사후의 임기응변식 대응만 믿고 있을 수는 없다. 최근들어 해상 기름유출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근본적 대책이 미비한 때문이다. 정부는 2007년 12월 충남 태안 앞바다의 대규모 기름유출 사고 이후 각종 해양오염 방지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 뒤로도 해상 기름유출 사고가 거듭 일어난 것은 정부의 대책이 여전히 허술함을 말해준다.
이는 해상 기름유출 사고를 막으려면 그 직접적 원인이 되는 해상사고의 가능한 모든 형태에 대한 시나리오식 사전 대비가 필요함을 말해준다. 세계 각국에서 일어난 해상사고 유형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고의 유형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사후 오염방제 대책 백 개를 세우기보다 사전 사고방지 대책 한 개를 제대로 세우는 게 낫다.
전국 항만별로 지형과 시설의 특징을 감안한 안전점검을 실시해 해상사고 방지를 위해 더 필요한 예방책이 무엇인지를 찾아내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번 부산 앞바다 사고는 묘박지에 대한 안전관리 수준을 높이는 한편 기후상태에 따른 유류공급선 통제를 한층 강화할 필요성이 있음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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