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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자본 개방의 단점 보여준 한국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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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한국GM이 지난주부터 사무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기로 한 건 얼핏 보면 꽤 괜찮은 수로 보인다.

이 장면은 몇번의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본인이 원해서 나가면 어쩔 수 없다'는 모습을 연출했다. 등 떠미는 게 아니라 길을 터주는 모양새가 됐다. 사무직이라는 점을 강조해 안팎에서 우려하는 생산물량 급감은 당장 없을 것이란 점도 보여줬다.
위기가 닥치면 똘똘 뭉치기 십상인 노동조합을 구분해 상대하며 '틈새'를 만든 것도 의도했든 아니든 GM으로선 쏠쏠한 성과다. 이번에 회사가 희망퇴직 신청을 받으면서 노조 사이에서는 "노조 산하에 있는 사무지회가 따로 회사쪽과 딜(거래)을 했다", "소수 전노회가 자신들만 챙긴다"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 노노간의 분열이다.

이처럼 '세련된' 노무관리는 아마도 GM 본사 차원에서 챙기는 사안일 텐데, 그간의 행보를 보면 한결같다는 걸 알 수 있다. 통상임금이 문제일 때는 회장이 나서 한국의 대통령을 만나 담판을 지으려 했고, 느닷없이 예정됐던 신차개발 계획을 취소할 때는 한국공장의 생산성 문제를 대면 됐다. 호주에서 GM홀덴을 빼기로 결정한 건 수지타산이 안 맞으면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다.

아직은 가능성의 영역인 GM의 한국철수는 자본에게 국적을 따져 묻는 게 그릇된 일이 아님을 보여준다. 미국 정부는 몇년 전 GM이 휘청거리자 인공호흡기를 대 살렸다. 물론 표가 걸렸기에 그랬다. 한국은 과거 대우차 시절 그리 하지 않았다. 못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작년까지 GM에 남아 한국GM의 미래를 공언했던 이들은 이제 회사에 없다. GM의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스테판 자코비 부사장이 이번 주 처음 한국을 찾는다. 그가 손에 쥔 봉투가 폭탄일지, 또 다른 약속일지는 저 먼 이국땅의 소수만 알고 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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