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SK텔레콤이 왜 우리한테…사기전화겠지."
SK텔레콤으로부터 제휴를 맺자고 연락을 받은 윤영준 에바인 대표는 '진짜 SK텔레콤' 이라는 상대방의 말을 믿지 못했다. 시장 선점 능력이 충분한 대기업이 고작 직원이 8명뿐인 작은 회사에 먼저 동맹을 요청할 줄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양사가 제휴를 통해 서로의 목표를 '상생모델'로 통일시키기 까지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됐었다.
SK텔레콤은 T전화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기능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던 중 이미 관련 서비스 시장이 형성돼 있다는 것을 발견,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의 방침대로 생태계를 유지한 채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나섰다. 하 사장은 앞서 간담회를 통해 "외부의 다양한 시도와 아이디어들을 받아들이고 그라운드에 참여시켜야 한다"며 "변화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었다. 그러다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들 중 에바인의 '뭐야이번호'가 채택됐다. 사용성과 로직 측면에서 가장 잘 구현됐다는 게 SK텔레콤의 판단이었다.
윤 대표가 SK텔레콤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을 때 처음 들었던 생각은 'SK텔레콤이 왜 굳이 우리한테 제휴를 맺자고 할까'였다. 최근 횡행하고 있는 스팸·스미싱의 일종으로 추측한 것이다. 그는 "인터넷 검색엔진을 통해 상품기획부문장인 위의석을 검색해보고 SK그룹을 뜻하는 sk.com으로 끝나는 이메일 주소를 보고 나서야 의심을 풀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본사에서 만나자며 KTX 기차표를 제공 받고는 '진짜 SK텔레콤이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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