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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특허전 극적 합의 '3대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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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액 이견, 협상 시기, 최고 의사결정자 의중 등이 변수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2년9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삼성전자·애플의 미국 특허 소송전이 새 국면을 맞았다. 미 법원의 제안에 따라 양 사 최고경영자(CEO)가 3월로 예정된 2차 본안소송 전 법원 밖에서 합의를 위한 '담판'을 짓는다. 이전에도 몇 차례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소득이 없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극적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배상액에 대한 양측의 시각차, 합의 시점에 대한 서로 다른 셈법 등이 걸림돌이다. 무엇보다 양 사 최고경영자들의 의중이 '합의'를 향하느냐가 관건이다.

10일 주요 외신 보도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 양 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 지원의 명령에 따라 중재안을 논의하기 위한 계획을 문서로 제출했다. 오는 2월19일 이전에 양 사 CEO가 내부 관계자 3~4인을 동행한 가운데 조정 경험이 풍부한 중재인과 만나 협상에 나선다. 애플에서는 팀 쿡 CEO가 나오며, 삼성전자에서는 신종균 정보기술·모바일(IM) 부문 사장이나 권오현 부회장이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양보할 수 없는 '액수'= 지난해 11월 미국 법원 배심원단은 2억9000만달러를 추가 배상하라는 평결을 내렸다. 이는 삼성전자가 적정 배상액이라고 주장한 5270만달러의 5.5배에 이르는 규모다. 삼성전자는 즉각 재심 및 배상액 감축을 청구했지만 이 평결이 확정된다면 총 배상액은 이미 확정된 6억4000만달러에 더해 9억3000만달러(약 1조원)에 이르게 된다. 애플은 여기에 소송비용 2200만달러까지 추가 청구한 상태다.

때문에 CEO 간 협상에서는 이 액수 차이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 합의점을 찾아야 하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배상액 요구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지만, 지금까지 벌어진 특허소송전에서 애플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 배상액 규모는 향후 특허 라이선스 금액을 산정하는 기준으로 작용하므로 양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지금이 적기인가=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소송을 통해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더 많다. 특허전 초반 '카피캣' 이미지가 덧씌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컸지만 삼성전자는 오히려 PC시장 시절부터 세계적 인지도를 쌓아온 애플과 공방을 벌이며 라이벌 이미지를 구축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애플을 추월해 1위 자리를 굳혔고 소송 과정에서 글로벌 특허전쟁 전략과 경험도 보완할 수 있었다. 애플도 삼성과의 특허전을 통해 선도기업이라는 점을 꾸준히 부각하는 등 양측이 모두 특허전의 혜택을 본 것이다.
반면 특허전을 3년 가까이 지루하게 끌어온 만큼 협상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관측도 있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가 어려운 만큼 소모전을 이어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애플은 최근 구글과 더 큰 규모의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다. 애플이 주도한 '록스타 컨소시엄' 연합군이 캐나다 통신업체 노텔의 특허권을 무기로 구글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진영에 전면전을 벌일 태세다. 삼성전자도 최근 안방인 서울지방법원에서 패소한 것처럼 마냥 승기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양측 모두 길게 끌 이유가 없다.

◆결국은 최고의사결정권자의 '결단'= 무엇보다 양 사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결단이 중요하다. 애플의 경우 팀 쿡 CEO와 이사진에,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의 심중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2일 발표한 그룹 신년사에서 "지난해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고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과 사활을 걸고 특허전쟁에도 시달려야 했다"며 장기전에 따른 피로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애플의 경우 특허소송전은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 CEO 시절 시작한 싸움인 만큼 후임자인 쿡 CEO의 입장에서 쉽사리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이지만, 얻을 것은 다 얻은 만큼 로열티 지불에 대한 이견을 좁히는 선에서 마무리할 가능성도 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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