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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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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임직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갑오년(甲午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모두들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작년 한 해 고생 많으셨습니다.
기대 만큼의 성과는 아니었지만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성장을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던 한 해였습니다.

작년, 우리는 부채를 낮추고 부실을 털어내는 등 내실을 기하는 가운데 석탄부두시설과 탄소나노소재 등 수년간 준비한 사업들이 결실을 맺었습니다. 또한 코리아에너지발전소를 7번째 가족으로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작년 만큼이나 올해 환경 또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경쟁사들은 계속 몸집을 불리고 있고, 국내외 경쟁사들은 우리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는 가운데 우리는 잘 하는 분야에 더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외적인 환경이 어려워졌다고 해서 우리 스스로 위축되거나 주저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방이 어둡고 혼란으로 가득할수록 스스로를 믿고 원칙과 열정으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면 됩니다.

그 과정은 결코 녹록치 않을 것입니다. 이 길이 맞는지 몇 번이나 되묻게 될 것이며 과연 우리가 해낼 수 있을지 스스로 의심하게 될 것입니다. 아마도 스스로의 한계를 시험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그 한계를 마주하는 순간에 모든 것이 다시 새롭게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계에서 한 걸음 더 내 딛는 순간에 우리는 비로소 전에 없던 희열과 함께 비로소 성장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여러분들에게 ‘진일보(進一步)’ 할 것을 주문하고 싶습니다. 제품과 사업, 고객과 주주, 국가와 사회 모든 분야에서 진일보가 필요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집중해야 할 세 가지 가치를 당부하겠습니다.


첫째, ‘원칙과 품위’입니다.

기업이 성장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관계를 만들어 간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럴수록 환경, 안전, 거래 등 모든 분야에서 사심 없이 원리원칙에 입각해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원칙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 주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그만큼 오해의 여지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칙을 지키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어려울수록 정도를 걷는 금호석유화학그룹이 되기를 바랍니다.

둘째, ‘변화와 안정’입니다.

우리는 최고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규모의 경제를 추구했습니다. 하지만 수요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주력 사업의 피로도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일수록 우리의 강점과 습관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생산능력과 기술력에 안주할 것인지 아니면 이를 발판으로 삼아 한 단계 도약할 것인지는 당연하게 의지해 온 과거의 관례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가에 달렸습니다.

안정 속에서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금호석유화학그룹이 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은 ‘열정과 패기’입니다.

올해는 시시각각 변하는 외부 환경에 대응하는 것만으로도 정신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분주함 속에 방향을 잃고 소진되기 보다는 과감히 버릴 것은 버리며, 선택하고 집중하기를 바랍니다.

우리에게 돌아갈 곳은 없습니다. 우리에겐 다만 도달해야 할 목적지만 있을 뿐입니다.

주저함보다는 거침없이 도전하고 실패에도 당당할 수 있는 젊고 역동적인 금호석유화학그룹이 되기를 바랍니다.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올해 갑오년은 ‘청마(靑馬)’의 해라고 합니다.

서양에는 유니콘이란 전설의 동물이 있습니다. 유니콘은 이마에 뿔이 달린 말로서 이 뿔을 칼처럼 자유자재로 이용해 적의 갑옷을 뚫으며 호수에 담그면 호수 전체를 깨끗하게 정화한다고 합니다.

오직 순결한 처녀만이 이 유니콘을 다스릴 수 있어서 기독교에서는 유니콘을 예수 그리스도의 상징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올해 한 해 임직원 여러분 모두 유니콘처럼 회사, 가정, 사회 곳곳에서 과거의 굴레에 연연하지 않고 한계를 돌파하면서도, 스스로 순결한 원칙과 품위 위에서 당당하고 의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한다면 분명 갑오년은 우리에게 진정한 의미의 독립 원년이 될 것입니다.

갑오년 한해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4년 1월2일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박찬구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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