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강남 A백화점 수입아동의류 편집숍 매장. 캐나다구스 제품은 이미 다 팔렸고 몽클레르는 인기 사이즈가 품절돼 구하기 어려웠다. 캐나다구스 아동패딩 가격은 75만원~100만원 선이다. 몽클레르보다 가격이 저렴해 조기 완판됐다고 한다.
현재 이 매장은 시즌오프로 30% 세일을 진행하고 있지만 몽클레르는 세일에서 제외됐다. 세일을 하지 않아도 매출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부츠 판매도 늘고 있다. 불티나게 팔리는 제품은 영국 브랜드 모우의 제품으로 가격은 41만원이다.
바로 옆에 위치한 버버리키즈 매장도 최근 매출이 가장 높은 제품은 85만원짜리 퍼트리밍패딩이다. 매장 직원은 "인기 사이즈는 다른 매장에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면서 "패딩 매출이 2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귀띔했다.
인근의 B백화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파라점퍼스와 무스너클 등도 8~10세 사이즈는 이미 동났다.
백화점 관계자는 "프리미엄 아동패딩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지갑에서 나온다"면서 "이젠 아동복의 주 고객층은 조부모"라고 말했다.
이 같은 아동패딩의 열풍은 어른들의 과시적 소비가 자식에게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성인이 명품가방을 메고 명품옷을 입는 것보다 아이들이 명품을 착용했을 때 과시 효과가 더 커진다는 점 때문이다. 또한 조부모들이 '내 손자는 특별하다'고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과잉소비와 아이들에게 편가르기 학습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은 집단에 소속되려는 심리가 있다"면서 "아이들 사이에서 고가 패딩이 유행하면 부모들은 부유하지 않은 상황에도 비슷한 제품을 입히려 하면서 과소비를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처음엔 아이들이 고가 패딩이 무엇인지 모르고 입는다"면서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무의식적으로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로 나누는 편가르기 학습이 저절로 이뤄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