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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견본주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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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견본주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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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저는 견본주택입니다. 많은 분들이 미래의 보금자리를 저를 구경하며 확인하죠. 요새는 왠만하면 하루에 1만명씩 저를 찾아온답니다. 워낙 많은 분들이 다녀가며 즈려밟기에 속은 멍들고 아프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답니다. 저를 탄생시킨 분들은 그래야만 흐뭇해할테니 말이죠.

제가 사는 곳은 부산 연제구 연산동이랍니다. 겉에는 '자이갤러리'라고 적혀 있어요. 주인은 GS건설이죠. 그런데 저는 지난달 하순부터 롯데건설이 분양하는 아파트로 옷을 바꿔 입었답니다. '사직 롯데캐슬 더 클래식'으로 말이에요. 롯데건설이 지하철로 30분 가량 걸리는 먼 곳의 견본주택 친구 대신 손님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저를 선뜻 선택한 거라고 합니다. '한 지붕 두 가족'이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같은 몸체에 '자이'와 '캐슬' 브랜드를 함께 두르고 있게 됐네요.
이렇게 된 까닭은 비싼 제 몸값도 원인이라고 합니다. 저를 만드는 데 3.3㎡당 200만원 정도 드는게 일반적이라고 하는데요, 토지 매입비를 별도로 치더라도 통상 20억~30억원 가량 들어간다고 하니 보통 비싼 게 아니죠. 1인다역을 할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죠.

그런데 앞으로는 집을 미리 들여다보기 위해서만 저를 찾는다고 생각진 말아주세요. 저는 더 다양하게 변신하고 있으니까요. 분양에 나설 때만 필수적인 게 아니에요. 짓고 유지하는데 상당한 비용이 드는데만 분양 시즌에만 '반짝' 손님맞이로 활용해서는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한 주인들 덕분이랍니다. 저한테 전시회ㆍ음악회 등 문화행사나 업종의 신상 출시 행사를 맡기기도 하거든요. 많은 분야의 사람들과 접촉하게 된거죠. 이른바 '팔색조'가 됐다고 할 수 있어요.

친구도 그래요. 두산중공업이 성수동에서 분양을 앞둔 아파트 'Project D' 얘기에요. 신사동에 D라운지라는 이름을 붙인 친구를 만들었다고 해요. 아파트 분양은 내년 초인데 고급주택인만큼 수요자를 대상으로 사전 마케팅을 하기 위해 벌써부터 그 친구는 손님들 모시느라 바쁘다는군요. 친구는 한번씩 청담동 쥬얼리 숍의 VIP초청 행사에서 활약해요. 조만간 의류 브랜드 초청 행사도 이 친구한테 맡긴다네요.
주인한테 물어보니 이런 얘기를 합니다. "쥬얼리 숍 행사 때문에 찾아온 손님들이 자연스레 홍보관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요. 업종은 다르지만 아파트와 쇼핑을 관통하는 '여심'을 잡기위한 전략인데, 이른바 간접홍보 효과를 노린 것이죠.

삼성물산의 종로구 운니동,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갤러리라는 두 친구도 집 보러오는 손님을 맞기도 하지만 '래미안 아트&컬처'라는 이름으로 매월 전시회나 뮤지컬 등 문화행사를 열기도 하죠. 최근에는 '한국 근현대사 100선', '엄마와 자녀의 적성찾기 클래스' 등도 열었다는군요.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대우건설 주택문화관 '푸르지오 밸리'는 학교ㆍ학회가 주관하는 전시회로 바빴고요, 김포풍무 푸르지오 센트레빌 견본주택은 지난달 알뜰바자회를 열기도 했다네요. 저와 친구들, 몸값 비싼만큼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 맞죠? 많이 찾아주시길 기다릴게요.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의 자이갤러리는 지난달 22일 분양한 '사직 롯데캐슬 더 클래식'의 견본주택으로 쓰이고 있다.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의 자이갤러리는 지난달 22일 분양한 '사직 롯데캐슬 더 클래식'의 견본주택으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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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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