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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 新시장' 5곳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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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림역 도림천 앞에 자리 잡은 신원시장은 1970년대 초부터 이 동네와 함께 성장해 온 전통시장이다. 전통시장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은 이 시장도 비켜갈 수 없는 현실이지만 상인들은 대형마트의 파고를 넘어 시장을 지키고 마을을 지키기 위해 똘똘 뭉쳐 있다. 송기춘 신원시장 상인회장은 "오랜 역사가 있는 우리 시장 상인들은 조직력이 탄탄하다. 119개 점포 모두 상인회에 가입돼 일하고 있다"며 "상인들이 더 많은 사람들이 시장을 찾도록, 교육도 받고 마케팅도 고민 중이며 맞은편 도림천 주변을 지역문화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원시장과 같은 서울시의 전통시장 5곳이 '서울형 신(新) 시장'으로 육성된다. 서울을 5개권으로 나눠 각각 중심 시장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도심권은 정릉시장, 서북권은 영천시장, 동북권은 신창시장, 동남권은 길동시장, 그리고 서남권은 신원시장이 선정됐다. 서울시는 오는 2016년까지 이 전통시장들을 지역경제 생태계의 중심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관광코스로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서울시가 19일 발표한 '시장-다시살림-프로젝트'에 따르면 앞으로 3년간 이들 5곳의 전통시장을 주축으로 한 지역경제 활성화 모델을 만들고, 2020년엔 서울시내 주요 골목시장을 서울형 신시장으로 탈바꿈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날 이들 시장 상인회, 자치구, 서울상인연합회와 공동협약을 맺고 이번 대책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통시장이 다시 살려면 상인이 바로 서야 한다. 공동 협약을 통해 앞으로 지역맞춤형으로 상인과 지역민이 함께 힘을 모아 상인과 시장, 지역을 모두 살리는 정책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5곳 거점시장은 지난 6월부터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내 시장들을 직접 돌며 펼친 '전통시장 현장시장실'과 경진대회를 거쳐 선정된 곳들이다. 특히 상인들 스스로 전통시장 활성화에 대한 의지와 추진력이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들 시장에는 현재 서울형 일자리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경영ㆍ마케팅ㆍ문화기획 등 다양한 분야의 '전통시장 민간 매니저'를 올해 14명에서 내년엔 64명까지 늘려 투입한다. 또 협동조합ㆍ마을기업 육성을 통해 청년 상인을 시장 안으로 유입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만들어질 '서울전통시장 상인회관'에서는 상인들이 경영기법을 교육받고 시장 내 정보는 물론 시장매니저들의 노하우도 공유할 수 있다. 유통업에 수년간 종사한 바 있는 영천시장 매니저인 김모씨는 "100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영천시장은 서대문구 내에 독립공원,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안산자락길과도 가깝다"며 "상인들이 서비스 질을 더 강화하고 나아가 문화유적과 시장을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역사랑방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들 거점시장에 티머니카드와 같은 간단한 결제시스템도 도입기로 하고 금융권과 논의하고 있다. 이는 신용카드 보편화 추세에도 현금결제 중심에 머물러 있는 환경을 개선해 시민 불편을 덜고 상인 매출에도 보탬을 주기 위해서다. 또 판매대 개선, 접이식 지붕,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설치 지원과 시장입구 아치형 간판 설치 등 시장 인테리어도 개선키로 했다.

또 시장과 상인의 숨은 이야기를 발굴하는 스토리텔링 사업이 추진되며, '장인 점포'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브랜드화할 예정이다. 거점시장에서 특성화된 분야에 대해서는 협동조합 설립을 유도해 향후 유사품목 공동생산, 공동판매 등이 전개된다. 전통시장 주변 역사ㆍ문화자원과 연계한 관광코스, 관광지도도 만들어진다. 지하철ㆍ버스ㆍ가판대 등 시가 보유한 홍보매체는 물론 각 지역 케이블방송을 활용해 전통시장의 정보를 제공하는 등 마케팅이 강화되고 정류장 명칭에 시장명을 더하는 작업도 병행된다. 이와 함께 시는 건강검진, 재무상담, 쉼터 등 상인들의 복지 인프라를 확대하고, 서울보건환경연구원은 전통시장들에 대한 정기 위생점검과 대청소, 화재안전 점검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이번 계획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적은 돈으로 전통시장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주차장 문제 해소를 위해서도 주차장을 늘리기보다는 주부들이 장을 보는 오전 11~오후 1시 정도에 이면주차나 일렬주차가 가능토록 하는 등 전통시장에 많은 분들이 발걸음을 하도록 편리한 정책을 만들어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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