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방암학회는 13일 이 같은 내용의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KOHBRA)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주요 36개 병원 유방암센터에서 3060명의 유전성 유방암 고위험군 유방암 환자와 가족을 6년간 조사한 결과다.
가족 중 난소암 환자를 1명 이상 보유한 고위험군도 BRCA 유전자 변이 유병률이 25.9%에 달했다. 난소암과 유방암 모두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변이 유전자를 보유할 유병률이 60%나 됐다. 가족에는 부모, 자녀, 형제 등의 직계 외에 2등친(조부모·고모·이모·삼촌)과 3등친(조카 등)까지 포함돼 있어, 유전자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모계에서 유전된다는 편견과 달리 부계를 통해서도 변이 유전자가 전달될 수 있으며, 부모나 형제에게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자녀나 다른 형제에게 이 유전자가 전달될 확률은 50%였다.
유전성 유방암 고위험군 중 가족력이 없는 1242명 가운데 9.3%인 115명에게서도 BRCA 유전자 변이가 발견됐다.
한편 한국유방암학회는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유전성 유방암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진료 지침을 마련했다. 학회 측이 규정한 유전자 변이 검사 대상자는 ▲BRCA1·BRCA2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환자의 가족 ▲본인이 유방암이고 유방암·난소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35세 이전 발생한 유방암 ▲양측성 유방암 ▲유방암·난소암이 동시에 발생한 경우다.
이민혁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외과 교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암 발생 위험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무조건 유전자 검사를 받고 절제술을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주치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 검사 여부를 결정하고 예방적 절제는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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