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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중고폰 2000만시대]③헌폰大國, 정책 뒷받침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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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지원 위한 법제도 보완 나와야…알뜰폰 적극적 활용도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중고폰 시장 규모가 연간 2000만대로 늘었지만 그에 걸맞은 정부 차원의 관리 대책은 아직도 부족하다. 중고 휴대폰은 수출자원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한편 국내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에도 크게 기여하는 만큼, 이제는 종합적인 중고폰 활성화 정책이 나올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5월 '이동통신서비스 경쟁활성화 및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차별적 보조금 지급 관행을 없애기 위한 휴대폰 유통구조 개선, 자급제 휴대폰 출시 확대, 알뜰폰(MVNO) 시장 활성화 등의 방안이 제시됐고 현재 차례로 시행되거나 입법 절차를 밟는 중이다. 그러나 중고 휴대폰의 이용 확대는 자급제폰 유통 활성화의 한 방안 정도로만 간략히 언급된 데 그쳤다.
미래부 역시 중고폰 시장의 급성장에 주목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 중고폰 거래시장과 관련된 별도의 정책방향을 내놓지는 않았다. 당장은 이동통신사의 회수·재생 사업의 활성화를 꾀한다는 입장이다. 미래부 통신정책국 관계자는 "당국도 중고폰 시장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빠르게 성장 중임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통사들의 중고기기 거래 프로그램을 적극 독려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SK텔레콤과 KT가 중고 휴대폰 매입·재판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중고폰 감정평가사를 통해 이통사가 직접 매입하고, 자체 재생과정을 거쳐 수출하며 일부는 내수시장에 판매하기도 한다. 중고폰 거래업자를 통해 매매할 경우 매입가격의 변동도 심하고 제값을 받지 못할 수도 있지만, 이통사가 품질을 보증하고 기기변경 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걸림돌이 많다. 전체 중고폰 시장에서 이통사의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하고, 이통사 입장에서는 수익성도 낮다. 또 2012년부터는 환경부의 '자원순환법'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휴대폰 공급량의 95%를 판매하는 이통사가 의무적으로 일정량의 휴대폰을 수거토록 한 회수의무제가 도입됐다. 환경부는 올해 제조사와 이통사에 지난해보다 10만대 더 늘어난 총 30만대를 수거 목표치로 제시했고 휴대폰의 회수의무율을 18%로 지난해 16%에서 더 높였다. 지난해 사업자들의 회수율은 6%를 간신히 넘기는 선에 그쳤다.
이통사는 스마트폰 보급과 중고거래 증가로 예전처럼 휴대폰의 수거가 쉽지 않다면서 이 제도가 오히려 회수율 달성을 위해 수출할 수 있는 멀쩡한 중고폰을 파쇄하라는 소리와 같다며 불만스러워하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자체 폐기한 물량과 재활용(파쇄) 물량만 회수 실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재사용을 유도하는 재판매 물량도 자원순환법 실적에 반영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관계부처인 미래부와 환경부가 계속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중"이라면서 "환경부 역시 중고폰 재사용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고폰 매매업계에서도 '교통정리'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너무 많은 군소업체가 난립하다 보니 매입가격을 '후려치는' 경우도 늘어났고 일부 분실·도난폰을 밀수출하는 업자들이 전체 업계 이미지를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홍콩으로 중고폰을 매매했던 한 관계자는 "분실·도난폰이 늘면 정상적인 수출업체들도 각종 규제를 부담해야 한다"며 정부가 더 강력히 단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고폰이 요긴하게 쓰일 수 있는 또 다른 영역은 알뜰폰(MVNO)이다. 올해 들어 정부가 전국 226개 우체국에서 알뜰폰 수탁판매에 나서는 등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알뜰폰은 구형폰이고 서비스 품질도 낮을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여전하다. 이는 단말기의 경우 이통 3사에 비해 선택의 여지가 좁기 때문이다. 알뜰폰 사업자들이 현재 공급하는 휴대폰은 중고 '폴더폰'이나 '옵티머스LTE' '갤럭시S2HD' 등 출시된 지 2년 정도 지난 LTE폰의 재고 물량 위주다.

출시 기간이 오래 지나지 않은 고성능 중고폰을 더 쉽게 조달할 수 있다면 단말기 수급의 불리한 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알뜰폰 업체 에넥스텔레콤은 "국내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최신·고가 휴대폰을 선호하는 경향이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알뜰폰 이용자가 늘어나 가계통신비 경감 효과가 커지려면, 알뜰폰은 구형 저가폰 일색이란 이미지를 벗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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