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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태국 등 아시아 신흥국 소비자들이 금을 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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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헤징 수단…올해 최대 1000t 매수 전망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금값 하락 속에서 아시아의 매수세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온스당 1300달러 수준인 금값이 앞으로 계속 하락해 내년 말에는 온스당 1050달러까지 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금값은 금에 큰 돈을 묻어둔 대규모 투자자나 금 생산업체에는 ‘저승사자’와 같은 악재지만 물가 상승으로 자산가치가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단이 별로 없는 아시아 신흥국 소비자들은 금 매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인 중국과 인도 소비자들의 금 구매량은 올해 역대 최대를 기록하겠지만 경상수지 악화라는 부작용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1050달러까지 간다=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버그는 지난 2년 동안 금값을 정확히 예측한 10명의 분석가를 설문조사해 앞으로 4분기 동안 금값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금값 상승의 원동력인 풍부한 달러 자금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줄어들고 피난처 투자에 대한 수요도 감소할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블룸버그는 금값은 올해 4분기 평균 온스당 1250달러를 기록한 뒤 내년 1분기에는 평균 1225달러, 2분기에는 1195달러, 3분기에는 1175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3분기에는 올해 4분 평균가격에 비해 6% 하락한다는 뜻이다.

올해 금값 폭락을 정확히 예측한 골드만삭스의 상품조사부문 대표인 제프리 커리는 금값이 내년 말 온스당 1050달러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커리 대표는 “미국 정치권이 예산안과 부채한도 교착상태를 해결한 이후 경제가 튼튼해질 것인 만큼 금은 내년에는 ‘슬램 덩크’ 매도세를 경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하락세를 점치기는 마찬 가지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0일 낸 보고서에서 금값은 올해 평균 1420달러에서 내년에는 평균 1313달러로 내려갈 것이라며 매도를 권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경제회생을 위해 2조 달러 이상을 푼 이후 2011년 6월까지 70%가 올랐고 같은 해 9월에는 온스당 1921.1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5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방침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금값은 6월28일 온스당 1180.50달러로 34개월 사이에 최저 수준까지 곤두박질쳤지만 양적완화 축소 보류이후 조금 올라 18일 싱가포르 현물 시장에서 온스당 1318.99달러를 기록했다. 그렇더라도 이는 2011년 최고가에 비하면 31%나 낮은 것이다. 금값은 연초에 비해 21%나 떨어졌고 내년에도 하락세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인 셈이다.




◆금값 하락은 아시아 소비자들에겐 매수기회=아시의 금 소비자들은 금값 하락을 매수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세계금협회는 올해 중국과 인도 소비자들의 금 매수 규모가 최대 1000t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지난 2011년 세운 778.6t을 쉽게 넘어서 인도가 2010년 세운 1006.5t에 육박하는 막대한 규모이다.


아시아 3대 금 소비국인 태국에서도 수요는 폭발하고 있다.금협회에 따르면,2분기 수요가 26.6t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58%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태국 최대 금수입업체 YLG인터내셔널은 올해 금 수입 규모가 200t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수입물량(92t)의 두 배가 훨씬 넘는 규모다. 이 회사는 상반기에만 112t을 수입했다.


YLG의 파완 나와와타숩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월 블룸버그인터뷰에서 "금값 하락으로 골드바라를 사려는 고객들을 모으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금모으기는 문화인 만큼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HSBC 홍콩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조사부문 대표인 프레데릭 노이만 등 전문가들은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우를 아우르는 범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아시아 내 금 장식류, 금괴와 금화 수요는 세계 총수요의 60%에 육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2004년 이 수요는 35%였다.

노이만은 아시아 지역에서 금은 대부분 가치 저장 수단으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인도의 금 수요는 2008년 이후 두 배 이상 늘어났으며, 중국 내 금 소비는 근 350%나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노이만은 “많은 시장에서 인플레이션은 높은 반면, 이자율은 충분한 보상을 제공하지 않는 만큼 아시아의 금에 대한 탐식은 지속될 것”이라면서 “아시아는 금을 택했다”고 강조했다.


노이만은 이어 “인도와 베트남,중국과 같은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물가 상승에 대응해 저축을 지킬 수단이 거의 없다”면서 “많은 시장에서 물가 승상이 금 수요를 부채질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HSBC는 중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올해 2.6%, 내년 2.7%, 2015년 3.1%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올해 8.7%, 내년 7.7%, 2015년 7.9%로 예상했다.


아시아인들의 금 매수가 늘어나면서 도이치뱅크와 UBS 등 서방 은행들이 아시아 지역에 금 저장고를 열기 시작했다.

금 소비가 늘면서 수입이 증가해 경상수지 적자를 악화시키고 있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다. 인도는 올해 금 수입 규모를 지난해 845 t보다 크게 준 700t으로 억제하기 위해 수입 관세를 인상하는 등 조치를 취했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노이만은 “아시아 지역 금 수요 증가는 경상수지 악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면서 “ 금은 경상수지 흑자 감축의 유일한 혹은 주요한 이유는 아니지만 금 수입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금 생산업체는 죽을 맛=세계 최대 금 생산 업체인 캐나다 토론토의 배릭골드는 금값 하락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금광을 계속 폐쇄하고 있다.

배릭골드는 이미 8월1일 페루에서 파푸아뉴기니 등지의 금광 12곳을 매각하거나 폐쇄하거나 또는 생산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배릭골드는 앞서 2분기에는 87억 달러어치의 자산을 장부에서 덜어냈다. 또 배당도 75%나 줄였다.주가는 올해 50%나 하락했다.

호주 최대 금 생산업체인 뉴크레스트도 올해 금값 하락으로 자산을 60억달러나 줄이고 도널드 머서 회장을 12월 퇴임시키고 그레그 로빈슨 최고경영자(ceo)를 산디프 비스와스로 교체하는 한편, 비용절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뉴크레스트는 배당도 실시하지 않았다.

뉴크레스트는 온스당 1450호주달러(1394달러)에서 잉여현금흐름을 창출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지만 이미 금값은 이보다 훨씬 낮다. 뉴크레스트의 6개 광산의 생산비는 회계연도 1분기에 1093호주달러로 지난해 연간 평균에 비해 15%나 낮아졌지만 금값 하락으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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