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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평의 장기신용등급, 넉달 만에 중도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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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유동화기업어음 등 정보 제공…투자자 반발에 중단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한국기업평가가 기업어음(CP)과 신용등급 간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했던 장기신용등급 정보 제공을 4개월 만에 중단했다. 정보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이 예상치 않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한기평은 지난 5월부터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와 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에 대해 제공해 온 장기신용위험정보를 9일부로 중단키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한기평측은 중단 배경에 대해 "장기신용위험에 대한 시장의 욕구가 크지 않고, 최근 장기ABCP 발행액도 대폭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기CP와 신용등급 간 미스매치는 지난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융당국은 기업 편의를 돕는다는 취지로 '1년 이내'였던 CP 만기를 풀어줬고, 이후 장기CP 발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장기CP 발행 총액은 44조원대까지 치솟았는데, 대부분(77%)은 증권사가 생산해 낸 ABCP였다.

문제는 기존 단기CP에 적용되던 단기신용등급이 장기CP에도 그대로 활용됐다는 점이다. CP 만기는 4~5년이 남았는데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은 1년 이내 단기가 기준인, 미스매치가 계속 발생한 것. 한 업계 관계자는 "장ㆍ단기 신용등급은 같은 대상을 평가할지라도 기준 자체가 다르다"며 "투자자로서는 불완전한 신용등급을 참고 삼아 자금을 운용해온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기평은 지난 5월부터 ABCP 신용등급 작성시 장기신용등급 기준 신용위험도 추가로 제공해 왔다. 한기평은 투자자들의 적확한 판단을 도울 수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단기등급은 A1부터 D까지 12개 등급, 장기등급은 AAA부터 D까지 20개 등급으로 나뉜다. 단기등급은 최고(A1)인데, 장기등급은 AAA부터 A+까지 다양하게 갈릴 수 있다. 투자자들은 "굳이 장기등급까지 표시할 필요 있느냐"며 불만을 털어놨다. 심지어 일부는 "최고등급만 투자키로 한 내부 운용 가이드라인과 위배된다"며 장기등급 정보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한기평의 장기등급 정보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존에 없던 서비스인 만큼 부작용이 없을 수 없다. 굳이 전 만기의 ABCP에 장기등급 정보를 제공해야 했는지도 의문"이라고 전했다.

마재열 한기평 평가기준실장은 "장기위험정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화가 없는 만큼, 향후 시장 추이를 지켜본 뒤 재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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