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경 산은 부행장이 전달
박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대우조선해양 부사장)는 5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STX그룹 구조조정을 총괄하고 있는 류희경 산은 부행장이 지난 2일 전화를 걸어 와 강덕수 회장이 물러나기로 했으니 STX조선을 맡아 달라고 했다"며 "STX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는 STX조선 경영진의 물갈이를 예고하는 것이다.
류 부행장이 박 내정자에게 전화를 건 때는 강 회장에게 전화를 한 직후로 강 회장의 사퇴를 심도 있게 고민했다는 그동안의 산은 주장과 배치된다. 불과 하루 사이에 강 회장 경질, 박 부사장 내정 등을 결정한 셈이다.
이에 앞서 류 부행장은 강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원활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물러나 달라"며 사퇴를 요구, 사실상 경질 통보를 했다. 류 부행장은 그러면서 "STX조선에 대한 실사 작업에서 강 회장의 부실 경영이 드러나 새로운 경영진을 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요구에 강 회장은 "내가 물러나는 것이 정말 경영 정상화의 최선인지 다시 한번 고민해달라"고 사퇴 철회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강 회장 측은 "사전에 별다른 언질 없는 일방적인 통보였다"며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은 지난 5월 '무조건적으로 오너를 배제하는 것은 경영 정상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혀 놓고 이제와 물러나라고 하니 섭섭하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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