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그리스 추가 지원 안한다"
슈피겔 "총선 의식해 정책 바꿀 수도"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 달도 남지 않은 독일 총선에서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이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그리스 추가 지원 가능성을 일축했다.
메르켈 총리는 26일(현지시간) 독일 시사주간지 포쿠스와 가진 회견에서 그리스 추가 구제금융과 관련해 "헤어컷(채무탕감)에 대해 분명히 경고한다"며 "채무탕감은 불확실성의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져 민간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메르켈 총리가 그리스의 부채 삭감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며 추가 지원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해석했다.
슈피겔은 무엇보다 메르켈 총리의 발언이 경고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의 발언보다 수위가 훨씬 낮았다는 것이다. 쇼이블레 장관은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한 번'이라는 조건 아래 그리스에 대한 1차 부채 삭감을 결정했다"면서 "그리스에 대한 부채 삭감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에 대한 두 차례 구제금융을 주도했다. 그리스에 투입된 국제사회의 지원금만 2300억유로(약 342조원)다. 독일 유권자들이 이를 달가워할 리 만무하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인터뷰에서 '그리스 부채 삭감'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슈피겔은 이와 관련해 다음달 22일 치러지는 총선에서 메르켈 총리가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할 경우에 대비한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그리스는 지난해 부채를 탕감 받으면서 내년까지 부채감축과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약속했다. 지난 7월 현재 그리스는 재정 흑자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구제금융 이자 비용을 빼면 여전히 적자다.
그리스 정부는 올해 적자 규모가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73%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1차 헤어컷이 이뤄진 2011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부채 감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도 만만치 않다. 당초 유럽연합(EU) 기금에서 직접 지원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이마저도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리스의 부채 감축에 대해 언급할 경우 그리스는 물론 다른 재정 위기국의 국채 수익률까지 다시 뛸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채권단에서 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등 금융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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