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신한銀, 보유주식 4분의 1 값에 팔았는데 그 뒤 2배 껑충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보유중이던 벽산건설 173만9514주를 지난달 12일부터 22일까지 모두 처분했다. 이중 172만1314주가 22일 장 초반 하한가인 5780원에 팔렸다. 우리은행은 3거래일째 하한가를 맞은 12일부터 하한가에 물량을 내놨지만 22일 대규모 물량이 소화되기 전까진 불과 1만8200주만 팔렸다.
하한가에 내놔도 팔리지 않던 주식이 모두 소화된 것은 9거래일째 하한가로 시작한 지난달 22일 장 초반이었다. 우리은행이 내놓은 172만여주의 남은 물량은 순식간에 소화됐다.
이 물량뿐 아니었다. 신한은행이 내놓은 물량 87만5569주도 순식간에 체결됐다. 신한은행의 당시 매각단가는 5781원이었다. 극히 일부 물량은 하한가를 탈피한 상태에서 체결됐지만 대부분의 물량은 하한가에서 체결된 것이다.
이렇게 22일 상한가인 7820원에 마감됐던 벽산건설은 25일 장중 1만1800원까지 치솟았다. 두 은행이 대규모 물량을 내놓은지 불과 나흘만에 이른바 '따블'이 난 셈이다. 우리은행이 22일 장초반 매각한 주식대금은 총 99억4900여만원이다. 조금만 더 참았다면 매각대금은 200억원에 육박할 수 있었던 셈이다.
연속 하한가를 맞기 전인 지난달 9일 벽산건설 종가는 2만4600원이었다. 이 가격 기준, 우리은행이 보유한 벽산건설 지분 가치는 427억9200여만원이었다. 불과 열흘여 사이에 320억원 이상을 허공에 날린 셈이다. 매도 규모가 절반 수준인 신한은행도 150억원 가량을 잃은 꼴이 됐다.
지난 연말 기준, 우리은행의 자산규모는 245조원, 신한은행은 243조원이다. 국내 금융기관을 통틀어 내로라 하는 큰 손들이다. 대한민국에서 돈이 가장 많은 기관들이지만 적어도 벽산건설 매매에서만큼은 전형적인 초보투자자의 모습이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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