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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끝나지 않은 아시아나항공 사장의 '사과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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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간 현장수습 마치고 귀국
신속 보상처리에 최선 약속

고개를 숙인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

고개를 숙인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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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죄인은 말이 없었다. 그저 고개를 깊이 숙였다. 굽어진 허리에는 어떤 말로도 채우지 못할 미안함이 묻어났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23일간의 사과를 마치고 1일 귀국했다. 지난달 9일 현지 사고 현장 수습을 위해 무거운 발걸음을 디딘 지 3주가량만이다. 지난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소속 OZ214편이 착륙 도중 사고를 일으키면서 그는 죄인이 됐다.
사고로 예멍위안, 왕린자, 류이펑 등 3명의 중국 여고생이 사망했다. 사고로 인해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 두 달에 한 번은 중국의 소학교에 선진 교육 기자재를 직접 기증하며 중국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윤 사장 개인에게는 특히나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죄송하다"는 말 밖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 말이라도 전하러 유가족들을 찾아다니는 것이 전부였다. 그의 사과가 아시아나인(人) 전부의 사과인 탓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문전박대였다. 그래도 사과는 이어졌다. 유족들이 안 받아주지만 이렇게라도 사과를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미국 출발 하루 전인 8일 밤 11시께 사고 현장으로 가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환승한 유가족들을 만났다. 유가족들은 오열했고 윤 사장은 고개를 숙였다.
미국에서도 아침부터 자정까지 그의 사과는 이어졌다. 그는 사망자 유가족 및 부상자와 그들의 가족들을 찾아다녔다. 틈틈이 한국과 중국 영사관을 방문하고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및 적십자, 유나이티드 항공 등 사고 지원 관련 기관 및 기업을 방문했다.

지난 달 24일에는 사망한 3명의 여고생의 장례식이 열렸다. 그는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사전 동의를 구했으나 유가족들은 거절했다. 하지만 그는 장례식장을 찾았다. 장례식에 입장하는 유가족들에게 조화를 건네며 인사했지만 식장 안에는 결국 들어가지 못했다.

이후 윤 사장은 1일 중국 항저우 인근 저장성 장산(江山)시 장례식장에서 열린 추모식으로 향했다. 미국에서 중국으로 바로 날아갔다. 하지만 이 역시 문 앞에서 좌절되고 말았다.

그는 사망자들의 추도식을 뒤로 하고 23일간의 사과 일정을 마쳤다. 그는 인천공항에 도착해 "신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현장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이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고 보상이 신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사과 후 사고 희생자들을 위한 보상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이다. 현재 미국 현지 병원에는 승무원 3명과 승객 1명이 입원해 있는 상태다. 승객들이 육체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만큼 사고로 인한 충격에 대한 보상이 우선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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