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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 여행? 백화점 불황엔 소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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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들 ‘고가 경품’ 행사에 고객 반응은 미지근
100% 지급되는 저가 사은품에 지갑 열어


[아시아경제 김은지 기자, 조은임 기자, 양한나 기자] "비싼 경품 받으면 좋죠. 그런데 당첨되기 어려우니까 응모권은 안 썼어요."
지난 20일 오후 6시께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예년 같으면 세일 기간 동안 북적거렸을 이곳은 주말임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곳에서 만난 박나영(가명, 28)씨는 “세일한다고 해서 백화점에 왔지만 막상 찾는 곳은 이벤트홀”이라며 “3만원치만 더 사면 사은품을 공짜로 준다고 해서 더 살 만한 게 있는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계속되는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백화점들이 세일 기간 동안 ‘고가 경품 행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20일 오후6시 현대백화점 중동점 지하1층 경품 증정 코너의 모습. 기둥 한쪽 벽면에 고가의 화장품을 증정한다는 광고판이 걸려있지만 고객들은 무관심한 모습이다.

지난 20일 오후6시 현대백화점 중동점 지하1층 경품 증정 코너의 모습. 기둥 한쪽 벽면에 고가의 화장품을 증정한다는 광고판이 걸려있지만 고객들은 무관심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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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은 오는 28일까지 전 지점에서 총 4000만원 규모의 해외여행 경품 행사를 진행한다. 매장 방문 고객 중 6명을 추첨해 몰디브, 호주, 스위스 여행 상품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 중동점도 10만원 이상 제품을 구매한 고객 중 한 명을 추첨해 200만원 상당의 고가 화장품 세트를 증정한다.

하지만 고가 경품 행사가 무색하게 일반 매장은 여름 세일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반면 롯데백화점 본점 9층에 마련된 이벤트홀은 저렴한 제품을 찾는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물건을 구경하다 다른 사람들과 어깨가 부딪히는 것은 물론 계산대 앞은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볐다.

19일부터 21일까지 주말인 3일 동안 실시된 사은품 행사에도 고객이 몰렸다. 1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는 스마트폰 방수팩 세트가, 3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는 비치백세트가 증정된다. 스마트폰 방수팩은 행사 이틀째에 이미 준비된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이벤트홀에서 의류를 판매하는 한지원(36세 가명 여)씨는 “경기가 어렵다보니 세일을 해도 고객들이 전처럼 많이 찾지 않는다”며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100% 지급되는 사은품이 백화점 매출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현대백화점 중동점 지하1층 경품코너도 마감시간까지 가까워지자 휴지와 치약 등 저가의 사은품을 찾으러 오는 사람들로 붐볐다. 약 30분 동안 50여명의 고객이 경품코너를 찾았다.

역시나 구매 금액에 따라 100% 지급되는 상품권이나 사은품에 고객이 몰리는 것과 달리 고가의 경품 응모함 앞에는 비교적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송지현(가명, 58)씨는 “비싼 경품은 소수만 주니까 내가 당첨될 확률이 적어보여서 굳이 응모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든다”며 “차라리 조금 더 저렴한 제품을 여러 사람에게 나눠서 제공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백화점들은 ‘고가 경품’을 내걸지만 정작 고객들은 당첨 확률이 높은 저렴한 사은품에 지갑을 열고 있는 모양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 사이에서는 해외여행 경품보다는 사은품이 더 인기가 있는 것 같다"며 "해외여행 경품은 고객 유치 차원의 행사 정도로 본다"고 얘기했다.



김은지 기자 eunji@
조은임 기자 goodnim@
양한나 기자 sweethan_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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