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와 부품, 모두 日에 크게 뒤떨어져
일본 투자은행서 분석 "한국車 대외의존 심해"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한국 완성차 기업과 자동차 부품기업의 기술 수준이 일본기업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사활을 걸고, 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차세대 친환경차 기술과 관련한 특허 보유건수의 차이가 큰 것으로 집계됐다.

19일 일본정책투자은행(DBJ)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 완성차 기업과 부품기업의 핵심분야 보유 특허 수가 일본 자동차기업의 10분의 1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첨단 안전 자동차(ASV) 특허보유건수는 일본 완성차 B사의 경우 276건, 한국 완성차 X사의 경우 21건으로 13배 이상 차이가 났다. 부품기업을 비교해도 일본 부품사 C사와 D사는 각각 263건, 122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한국 부품사 Z사는 38건에 불과했다.

L특허법인 한 변리사는 "특허 보유건수가 해당업체의 기술수준과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특허 분쟁에 대비하는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특허보유건수와 기술수준은 상당히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한일 자동차기업간의 격차는 보유 친환경 기술특허에서 더욱 엇갈렸다. 국내 기업의 배기가스 정화장치 보유특허 건수는 완성차 X사 14건, 완성차 Y사 5건으로 일본 완성차 A사, B사의 보유 특허건수 550건, 219건에 비해 초라한 수준이었다. 이산화탄소 배출기준 강화 등 친환경 규제수위는 앞으로 10~15년 동안 한국은 물론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주요국가에서 지속적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차 관련 보유 특허건수 차이도 마찬가지였다. 한국 완성차 X사와 Y사의 보유 특허건수는 65건, 17건으로 일본 완성차 A사와 C사가 기록한 707건과 458건에 비교되지 않을 만큼 적었다. 연료전지 보유특허건수는 한국 완성차 X사가 36건에 불과한 반면 일본 완성차 A사와 C사는 각각 345건, 560건에 달했다. 그나마 연료전지 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온 한국 부품업체 W사의 특허보유건수가 280건으로 체면치레를 하는 정도였다.


DBJ는 한국의 자동차 업계에 대한 SWOT분석을 통해 고품질 부품과 소재에 대한 대외 의존도가 높고, 차세대 자동차 선행기술에 약점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현대자동차에 대한 시장의 높은 의존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 지식재산권자협회(IPOA)가 내놓은 지난해 미국 특허등록건수 통계에서도 도요타가 1491건으로 현대차 314건에 비해 5배 가까이 많았다. 현대차의 미국 특허등록 건수는 115위에서 104위로 11계단 뛰어올랐으나 글로벌 경쟁브랜드에는 미치지 못했던 셈이다. 제너럴모터스(GM) 1374건, 혼다 1074건에 비해서도 크게 밀렸다.


핵심특허 보유건수(미국 특허등록 기준)에서 일본기업과 한국기업은 더 큰 차이를 보였다. 안전과 직결되는 브레이크 시스템 보유특허 건수의 경우 일본 완성차 A사와 C사는 각각 229건, 135건이었으나 한국 완성차 X사는 15건에 불과했다. 한국과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 보유 특허건수는 각각 15건, 305건으로 20분의 1수준에 불과했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가 IT기술을 결합한 안전사양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국내 자동차기업들은 자동차 안전사양과 관련한 기술개발과 특허출원에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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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관 TRM솔루션 대표이사(변리사)는 "한국 자동차 기업들이 형식적인 특허전략에서 벗어나야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완성차 기업 또는 부품업체가 특허침해 등으로 국제특허전쟁에 휘말린다면 그것은 단순히 기업에 한정되는 문제가 아닌 국민경제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허는 결국 로열티 등 비용에 영향을 미쳐 한국 자동차의 가격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경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위원은 "기술 개발, 제품 기획, 판매 설계 등 완성차업체의 사업 영역 초기 단계에서부터 특허권을 고려해 다양한 특허 자산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수익 창출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특허 개발을 효율화하고 분쟁에 따르는 손실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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