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국가정보원은 10일 자체 개혁방안을 내놓았다. 국가정보기관으로서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하는 한편으로 정치개입의 소지를 없애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국정원은 이와는 별도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와 관련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북방한계선)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취지의 해석을 내놨다. 국정원이 정치 한가운데로 뛰어든 모습이다.


국정원도 물론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과도하면 정치개입을 넘어 정치 행위자가 되려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날은 여야가 NLL 논란과 관련해 대화록 및 자료를 어떻게 볼 것인지 합의를 했던 날이기도 하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NLL논란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출구전략'을 준비했다. 하지만 국정원은 여야의 결론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는 듯이 '노 전 대통령은 NLL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치권의 판단 따위는 아랑곳 않겠다는 자세다.


민주주의엔 시간이라는 비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양한 이해와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토론과 타협의 과정을 거치는 과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민주국가의 구성원들은 정치의 결과물을 존중하고 따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민주국가의 정당성의 기반이다. 하지만 국정원은 '정치'에 필요한 시간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국정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개혁을 지시하자 단 하루만에 셀프개혁 방안을 내놨다. 스스로에 대한 고민은 하루면 족하다는 것인가. 국정원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가 야당 및 시민사회는 물론 여당에서까지 터져 나오는 상황 속에서도 준비된 듯 '우리는 우리가 알아서 개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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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은 시간 비용을 치르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럼으로써 얻는 효율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지하게 되묻고 싶다. 국정원은 진정 민주정부의 통제를 받는 국정원(國情院)이 아니라 국정당(國情黨) 이 되려는 것인가.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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