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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 정조도 반한 '웅어' 살리기 나선 한강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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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영 호서대 식품공학과 교수

[티타임] 정조도 반한 '웅어' 살리기 나선 한강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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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행주가 원래 장어가 아닌 웅어로 유명했던 곳인데 젊은 사람들은 웅어가 뭔지도 잘 모릅니다."

이기영 호서대 식품공학과 교수의 말처럼 웅어는 원래 행주의 명물이었다. 조선시대엔 웅어를 잡아 궁궐에 진상했을 정도였다. 정조가 특히 좋아해 신하들에게 하사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이 교수는 자신이 어렸을 때만 해도 웅어가 지천에 널려 있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어부셨는데 웅어를 참 많이 잡아 오셨고 사방에서 웅어를 맛보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였죠. 그런데 독일유학을 갔다 오니 그 많던 웅어가 싹 사라져버렸더라고요"

그 흔하던 웅어는 신곡수중보가 설치된 이후로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1988년 올림픽 이후에 해수가 들어오는 것을 막고, 간첩 침입을 막는다고 지어진 수중보로 강의 흐름이 막혔기 때문이다.

한강변에서 나고 자란 이 교수는 한강을 본래의 모습대로 살리는 운동에 열심이다. '노래하는 교수'로 불리는 그가 오세영 시인의 시에 직접 곡을 붙인 '한강은 흐른다'는 노래에 그의 진한 '한강 사랑'이 담겨 있다. 그에게 웅어는 한강 본래 모습의 상징과도 같다.
이 교수는 "웅어의 또 다른 이름이 위어(葦魚 : 갈대에 사는 고기)인데 바다에 살다가 산란기 때 강을 거슬러 올라와 얕은 강가에 있는 갈대숲 사이에 알을 낳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며 "그런데 수중보가 생겨 물이 흐르지 못하고 갇히면서 오염이 시작되고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웅어가 돌아올 수 없게 된 것"이라 했다.

그는 고향 행주의 하천 생태 파괴를 직접 본 뒤부터 4대강 사업에 반대하게 되었다고 했다. 강을 살리려면 보를 만들어 물길을 끊어놓을 것이 아니라 잘 흐르게 내버려둬야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4대강 사업을 반대하면서 여러 가지 개인적인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안타까웠던 것은 행주처럼 전국 각지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웅어와 같이 각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녹아 있는 특산물들을 우리 자손들은 아예 알지도 못하게 된다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그는 행주대교 부근에 천년초 체험농장을 운영하면서 웅어박물관 건립 운동도 벌이고 있다. 이 교수는 "겸재 정선의 행호관어도(杏湖觀漁圖)에 나오는 풍경을 다시 만드는 것이 진정 한강을 살리는 길"이라며 "한번 파괴된 자연은 다시 돌아올 수가 없다는 사실을 정책입안자들이 깨닫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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