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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세일 재미 보다가 '정가화장품' 죽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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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혈경쟁 늪에 빠진 저가 화장품 (상)제살깎기식 할인
'미샤데이 20%할인', '더페이스샵 전품목 20∼50% 세일', '토니모리 빅세일 최대 50% SALE'. 매달 초 여성들의 휴대폰에 쏟아지는 광고 문자들이다. 저가 화장품 업체들은 고객을 모으기 위해 매월 정기할인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행태가 출혈경쟁으로 이어지면서 업체들의 실적과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더불어 고객층을 넓히기 위해 높은 가격대의 상품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에게서는 '저가 화장품이 더 이상 저가가 아니다'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저가화장품 세일의 그늘을 아시아경제팍스TV가 취재했다.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할인 행사를 너무 자주 해서 안할 때 사면 손해 보는 기분이 들어요."
지난 5월 명동거리에서 만난 이유하(18ㆍ여) 씨는 "저가 화장품을 자주 사용하지만 이벤트 기간이 아닐 땐 거의 구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할인 이벤트 기간에 찾아가 본 명동 거리에는 화장품 가게마다 요란하게 할인행사를 홍보하고 있었다. 일본인, 중국인 관광객을 비롯해 싼 값에 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화장품 가게 앞에서 만난 이연정(26ㆍ여) 씨는 "저가화장품 제품을 많이 쓰는 편"이라며 "평소에 필요한 화장품들을 적어뒀다가 한 달에 한 번씩 할인할 때 구매한다"고 했다.
명동에 위치한 저가 화장품 브랜드숍에서 할인 행사가 진행 중이다.

명동에 위치한 저가 화장품 브랜드숍에서 할인 행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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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브랜드들은 매달 큰 폭의 할인 행사로 고객 끌어 모으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업계 1위인 미샤는 매월 10일을 미샤데이로 지정해 전제품을 20% 할인해 판매하고 일 년에 두 번은 50% 할인해 팔고 있다. 더페이스샵, 에뛰드하우스, 토니모리 등 다른 업체들도 매월 행사 기간을 갖고 최고 50%까지 내린 가격에 제품을 팔고 있다.

이처럼 지나치게 잦은 할인행사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면서 업체들의 실적 및 주가가 악화되고 있다. 몇몇 업체들의 경우 마케팅 비용이 포함된 판관비가 매출의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다.
미샤를 운영 중인 에이블씨엔씨의 2012년 판관비는 총 매출액(4523억원)의 59.25%인 2680억원에 달한다.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등을 운영 중인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판관비가 1조6379억원으로 총 매출액(2조8495억원)의 57.48%이다.

주가 하락은 미샤 단일 브랜드에 주력하고 있는 에이블씨엔씨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에이블씨엔씨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기대감으로 10만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다 지난 6월5일에는 4만원으로 60% 떨어졌다.

아모레퍼시픽도 주가에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26일 133만4000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던 주가는 지난 4월15일 86만원까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화영 리딩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저가 화장품 업체들이 출혈경쟁을 하면서 외형 성장이 둔화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며 "할인 행사가 과도하게 진행되다 보니 수익성이 악화되고 영업이익률이 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체들은 포화상태가 된 저가 화장품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할인 행사는 피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경쟁이 심화돼 전략적으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다른 곳도 하니 더페이스샵도 하라는 점주들이나 고객들의 요청도 많았다"고 말했다. 또 "할인 행사 기간에는 매출이 평소보다 약 3배 오른다"고 덧붙였다.

저가 화장품 시장이 형성된 건 지난 2002년 4월 미샤 1호점이 개점하면서 부터다. 지금은 매출 1000억원이 넘는 브랜드만 7개. 이 중 스킨푸드 한 곳을 제외한 6개의 브랜드가 경쟁적인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4523억원을 기록한 미샤는 7년 동안 더페이스샵에 밀려 고전하다 지난 2011년 1위를 탈환했다. 2위인 더페이스샵의 매출은 지난해 3953억원, 에뛰드하우스가 2805억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조은임 기자 goodn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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