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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분양가상한제 당론이지만 대형주택은 푸는 방안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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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출신 첫 국토교통위원장 주승용
SOC 확충은 복지…지역 균형발전 위해 필요
택시법, 6월 임시국회서 시급히 처리할 사안

[아시아초대석]분양가상한제 당론이지만 대형주택은 푸는 방안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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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소민호 건설부동산부장]진솔함이 묻어나는 말투, 화려하지 않은 외양. 첫 대면부터 느껴지는 풍모는 주승용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민주당·사진)의 장점으로 보였다.

지난 12일 오후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실로 허겁지겁 들어온 주 위원장은 이내 자리를 잡고 단도직입적으로 화제를 꺼냈다. '프로 정치인'답다고 해석됐다. 시간을 아끼려는 뜻이기도 했으리라.
주 위원장은 "수요가 공급을 창출하는 시대는 갔다"고 말했다. 사회간접자본(SOC)를 두고 한 말이다. "이젠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시대가 됐다. 신규 SOC사업을 하지 않게 되면 이미 개발이 지연돼 낙후된 곳은 이중으로 피해를 보게 된다. SOC도 복지의 일환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목소리가 단호해지고 톤이 올라갔다. 이쯤 되니 SOC사업을 줄이려는 측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내자는 뜻으로 읽혔다. 앞서 정부는 공약가계부를 발표하면서 SOC예산을 11조원 축소하고 신규 SOC사업은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곧바로 의문은 생겼다. 야당 상임위원장이 SOC 확대를 주창하다니? 야당은 SOC 줄이고 복지 확대하자는 주장을 해야 맞는 것 아닌가 싶었다. 주 위원장은 궁금증을 이렇게 풀어줬다. 사업성만 따져서 SOC를 확충한다면 호남과 강원 등 소외 지역이 더욱 소외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여수와 광양을 잇는 국내 최장 현수교인 이순신대교를 봅시다. 이 다리가 없었을 때는 어땠습니까. 찾는 이가 그리 많지 않았어요. 지금은 어떻습니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게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수치가 정확하게 뒷받침된다면 맞는 소리라고 맞장구도 칠 수 있겠다 싶었다.

주 위원장은 조금 더 부연설명을 했다. "SOC사업은 단순히 경제성 논리가 아닌 지역균형발전 차원의 문제에요. KTX가 생기면서 5~6시간 걸리던 영호남 지역이 서울에서 3시간 이면 닿을 정도로 가까워져 관광객이 늘어났죠."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좀 더 쉽게, 그리고 자주 지방을 찾는다는 것은 통계치는 아니더라도 피부로 느끼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주 위원장은 경제성 평가만을 고집스럽게 적용해 SOC사업을 수행하려는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주 위원장의 주장과 달리 사전 타당성을 검토해 경제성이 있다고 평가될 경우 신규 SOC사업에 착수토록 하는 제도를 운용 중이다. 경제성 평가가 나쁘게 나오는 지역의 SOC 확충은 꿈도 못 꾸게 하는 제도일 수 있다. 다른 상임위 소관인데 어떡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적극적으로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답했다.

최초의 야당 출신 국회 국토위원장으로서 박근혜정부의 SOC예산 축소 방침에 대해 날선 비판을 하던 그는 '10+α 중추도시권 육성전략'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주 의원장은 "과거 중앙정부 주도의 대형프로젝트 중심에서 지자체 주도의 도시개발로 패러다임이 전화시키는 방향을 잘 잡았다"면서 "기능을 상실한 기존 도시를 되살리는 맞춤형 도시재생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들이 정확한 개발수요예측 없이 중앙의 지원을 받기 위해 무분별한 유치경쟁를 벌이면서 지역 갈등이 심화될 우려가 높다"면서 "인구가 적은 농·어촌 지역은 소외될 수 있어서 정책 집행 과정에서 잘 다듬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 위원장은 장기간 침체에 빠진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 정상화에 대해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 주 위원장은 "분양가상한제는 민주당의 당론"이라면서도 "부동산 침체와는 상관없는 부분이지만 필요하다면 대형 주택은 (분양가상한제를) 풀어주는 등 평형별로 달리 적용하는 방안은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추진방향과 궤를 같이하는 대목이다.

이달 말 종료를 앞둔 기존 주택에 대한 취득세 감면 연장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주 위원장은 "부동산은 심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정책이 자꾸 변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6월 이후)취득세 감면이 연장 될 것이라고 국민들이 먼저 생각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거래세 감면 문제는 일시적인 처방은 될 수 있겠지만 지방재정 악화와 혜택 종료 이후 거래가 얼어붙는 등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면서 "한시적인 대책은 오히려 시장 왜곡을 불러 온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주택 가격의 격차가 큰 수도권과 지방에 대해 탄력적으로 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그는 "지역별로 정책에 차이를 두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펼쳐야 정책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 "거래세를 완화하는 대신 보유세를 강화해 재정균형뿐 아니라 주거복지재원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또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선 만큼 주택정책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집 있는 사람은 주택가격 하락에, 집 없는 사람은 전세가격 폭등에 모두 부담이 커지고 있다"면서 "과거처럼 분양주택 공급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어 "노후 주택의 개보수, 녹지, 안전, 공동체 회복 등 주거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새 정부의 핵심 주거복지 정책으로 최근 시범지구 지역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행복주택에 대해서는 "철도 유휴부지 활용 등으로는 행복주택을 지방으로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어 보인다"면서 "임대주택 비중을 현재 5% 대에서 11% 대로 높이기 위한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며 본격화하고 있는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국정조사 또는 청문회 등 국회차원에서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 위원장은 "4대강 사업은 대통령 직속기관인 감사원이 총체적으로 잘못됐다고 지적한 사업"이라며 "지금이라도 보의 안전성, 설계, 수질악화 등의 문제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고 책임자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철도경쟁체제를 도입하려는 데 대해 주 위원장은 민영화로 가기 위한 전 단계일 수도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주 위원장은 "철도 민영화는 절대 반대한다"면서 "철도 분야는 수익성보다 공익성을 먼저 봐야한다"고 잘라말했다. 이어 "3500㎞의 철도를 관리하기 위해 두 개의 회사가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초기 자본 투입이 많이 필요할 것이며 노선 분리 작업 등도 효율적인지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주 위원장은 단군 이래 최대 사업으로 불렸지만 결국 좌초된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 대해 "허황된 꿈이 만들어낸 사업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좌초됐다"면서 "이 때문에 코레일이 자본잠식 위험에 까지 처했기 때문에 책임관계를 따져서 구상권을 청구할 만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주 위원장은 이번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시급한 법안으로 택시법을 꼽았다. 주 위원장은 "여야가 합의한 법안을 대통령이 거부했지만 정부의 새 법안은 늦어졌다"면서 "택시법이 통과되면 1조9000억원이 투입된다고 하지만 이미 8300억원이 지원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택시업계와 국회 등이 5자 협의체를 구성해 어느 정도 합의가 된 상태"라면서 "작은 문제점은 있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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