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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전, '손흥민 선발 카드'의 노림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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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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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무대는 준비됐다. 이제 뛰는 일만 남았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 A대표팀이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A조 7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현재 불안한 조 선두다. 3승2무1패(승점 11)로 우즈벡과 동률을 이룬 채 골득실(한국 +6, 우즈벡 +2)에서 간신히 앞섰다. 3위 이란(승점 10)도 턱 밑까지 따라왔다. 본선 행을 위해선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하다.
최대 관심사는 역시 손흥민의 활용 방안이다. 선발 출장은 유력하다. A매치 선발 출전은 지난 2월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동안 대부분 교체 자원으로 활용돼 왔다. 지난 며칠간 우즈벡전을 대비해 치른 미니게임에선 꾸준히 주전 조에 포함됐다. 김신욱과 투톱을 형성하기도 했고, 이동국-김신욱 투톱이 출전할 땐 왼 측면으로 자리를 옮겼다. 어느 쪽이 됐던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앞선 대표팀 경기에 비교해 가장 큰 변화이기도 하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내놓은 승부수. 한 마디로 '필승 카드'다.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해볼만한 선택이다. 남은 건 존재가치의 증명뿐이다.

상대 측면 파괴 및 봉쇄
우즈벡은 기본적으로 4-4-1-1 포메이션을 활용한다. 무게중심은 중앙에 있다. 카파제와 아흐메도프는 포백 라인 바로 앞에서 단단한 수비 블록을 형성한다. '에이스' 제파로프는 프리롤로 뛰지만 움직임은 횡(橫)보다는 종(縱)에 가깝다. 그 때문에 상대적으로 측면이 헐겁다. 우즈벡전 대비 훈련에서 최강희 감독이 줄곧 측면 공격 루트 개척에 공을 들인 배경이다. 그리고 그 중심엔 손흥민이 존재한다.

최근 훈련에서 최강희 감독은 손흥민을 최전방과 측면에서 모두 실험했다. 일단은 왼쪽 공격수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동국-김신욱 투톱으로 상대 수비를 압박하고, 이들이 만들어낸 수비의 빈틈을 양 측면의 손흥민-이청용으로 공략한다는 게 대략적인 밑그림이다. 실제로 미니게임에서도 손흥민은 이런 형태로 수차례 골을 넣었다. 우즈벡이 카타르·레바논 등 앞선 상대에 비해 측면 공간이 열려 있단 점도 이근호보다 손흥민을 중용하는 이유다.

손흥민은 소속팀에서 주로 투톱 혹은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뛰었다. 왼쪽에서 뛴 경기는 많지 않다. 큰 문제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양발을 모두 잘 사용한다. 아울러 직선 돌파에 이은 크로스보다 대각선으로 움직여 슈팅을 때리는 스타일이다. 어느 쪽 측면에 서더라도 문제가 없다. 김신욱과 함께 투톱으로 나서더라도 마찬가지다. 선수 본인 역시 "최전방이든 측면이든 상관없이 모두 편하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표팀 오른쪽에 이청용이란 확고한 자원이 있다는 사실도 한몫했다.

우즈벡 대표팀에선 제파로프, 게인리히 등 K리그에서 뛰었던 '지한파'가 요주의 인물로 꼽힌다. 그들 못잖은 이는 오른쪽 수비수 쇼라흐메도프. 수비수면서도 킥력과 공격가담 능력이 탁월하다. 지난해 AFC챔피언스리그 준결승을 앞두고 김호곤 울산 감독이 가장 경계했던 존재이기도 했다. 오른쪽 미드필더 겸 측면 공격수인 투르수노프도 위협적이다. 지난해 한국과의 경기에서 기성용의 자책골을 유도했을 뿐 아니라 동점골까지 넣었다. 이들을 막기 위해선 수비도 중요하지만, 역으로 손흥민의 역할이 중요하다. 손흥민이 측면에서 맹활약해 준다면, 이들이 앞으로 치고 올라올 여유도 사라지기 때문. 우즈벡의 중요 공격 옵션 하나를 뺏는 셈이다.

손흥민의 '선발DNA'

손흥민의 최대 장점은 탁월한 득점력. 왼발, 오른발, 머리 등 온 몸이 무기다. 슈팅 능력에선 국내 선수 가운데 최고 수준이란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스피드까지 갖췄다. 어떤 면에선 '조커'로서 최적이다. 단 한 번의 기회를 골로 연결하거나, 지친 상대 수비를 폭발적 스피드로 무너뜨리는 것이야말로 조커의 최대 미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교체보다 선발일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왔다. 분데스리가에서 증명된 사실이다. 그는 지난 세 시즌 동안 선발로 나선 50경기에서 20골을 넣었다. 반대로 교체 출전한 23경기에선 무득점에 그쳤다. 득점 시간대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시즌 12골 가운데 절반인 6골이 전·후반 15~30분대에 터졌다. 경기 시작 15분 내 득점은 2골 뿐이었다.

짧은 시간에 바짝 페이스를 올리기 보다는, 경기 전체의 흐름을 타면서 맥을 짚는 스타일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간 주로 교체로만 나섰던 A매치에서 다소 부진했던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선발로 나서는 그의 발끝에 기대가 실리는 이유다.

김신욱(왼쪽)과 손흥민(오른쪽)은 대표팀 내에서 둘도 없는 단짝이다. [사진=정재훈 기자]

김신욱(왼쪽)과 손흥민(오른쪽)은 대표팀 내에서 둘도 없는 단짝이다. [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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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과의 '호흡'

손흥민은 대표팀만 오면 작아진다. 입지나 활약 얘기가 아니다. 말 그대로 키가 작아 보인다. 손흥민의 신장은 183㎝로 큰 편. 하지만 김신욱(196㎝) 옆에 서는 탓에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다. 다르게 생각하면 김신욱과 손흥민은 그만큼 단짝이다. 10m 이상 떨어질 줄을 모른다. 훈련이 끝난 뒤엔 항상 나란히 마무리 러닝을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식사할 때도, 이동할 때도 붙어 다닌다. 물론 숙소 방도 같이 쓴다.

둘은 네 살 터울에, 같은 팀은커녕 같은 리그에서 뛴 경험도 없다. '절친'이 된 계기는 2011 아시안컵이었다. 함께 벤치 신세의 애환을 나누다 둘도 없는 사이가 됐다. 축구에 대한 열정과 배움에 대한 절실함이 이들을 하나로 묶었다. 여기에 시쳇말로 '코드'가 맞았다. 나누는 대화를 엿들어보면 절반은 구박이요, 절반은 축구 얘기다.

그라운드 밖에서의 좋은 관계는 안에서의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지기 쉽다. 서로의 생각을 읽는데 눈빛도 필요 없는 사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김신욱-손흥민의 동시 선발 기용에 가져올 효과다. 지난 2년여 동안 대표팀 미니게임에서도 늘 한 조에 속해 발을 맞췄다. 손흥민 역시 "(김)신욱이형은 함부르크 동료 공격수 루드네브스와 비슷한 스타일"이라며 호흡을 자신했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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