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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스승의 날, '고통이 된 교육'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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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늘은 선생님의 은덕을 기리고 감사의 뜻을 전하는 스승의 날이다. 그런데 많은 선생님들이 제자나 학부모의 감사를 흔쾌히 받지 못하고 자괴감에 빠져 있다. 학교교육 현장이 너무 각박하고 경쟁교육 중압에 눌린 제자들의 모습이 안쓰럽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행복교육누리,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 3개 교육단체가 어제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초ㆍ중ㆍ고교의 교사ㆍ학생ㆍ학부모 총 28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설문조사에서 교사의 39%, 학생의 50%, 학부모의 59%가 '우리나라 교육'으로 인해 '고통스럽다'고 응답했다. 반면 '행복하다'는 응답은 교사 25%, 학생 25%, 학부모 8%에 그쳤다.
교사들에게 '학생지도를 하는 데서 받는 스트레스나 고통'에 대해 물어본 결과는 더 암울하다. '매우' 21%와 '약간' 48%를 더해 모두 69%의 교사가 '고통받고 있다'고 답했다. 그런 고통을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학력 위주 교육 풍토를 인성 중심 교육으로 전환'(4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런 조사 결과는 사실 새로운 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이미 아는 현실을 재확인하게 해줄 뿐이다. 최근 교직이 직업으로서의 안정성 때문에 취업 인기 직종이 됐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발적 조기퇴직으로 교단을 떠나는 교사가 급증하는 아이러니가 연출되고 있다. 2007년부터는 정년퇴직하는 교사보다 조기퇴직하는 교사가 더 많아졌다. 조기퇴직 이유로는 95%가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어려움'을 꼽고 있다. 학교교육의 위기를 웅변하는 통계다.

학교교육이 초래하는 고통의 중심에 학생이 있다.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별 '어린이ㆍ청소년 행복지수'를 비교ㆍ평가해본 결과가 이 점을 잘 보여준다. 2011년 현재 한국 초ㆍ중ㆍ고 학생들의 '물질적 행복'은 OECD 평균을 100으로 한 지수로 111을 기록해 최상위권에 속하지만 '주관적 행복'은 66에 불과해 최하위권에 속한다.
교육이 고통이 돼버린 현실을 방치해선 안 된다. 불행한 학교를 놔둔 채 입 밖에 내는 '국민행복 시대'는 빈말이다. 스승의 날을 맞아 교육개혁이라는 어렵지만 꼭 이루어야 할 과제를 다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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