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꽃샘추위가 언제였냐는 듯이 울긋불긋한 꽃과 자연의 푸름이 되살아나는 5월이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필자는 2000년대 중후반에 방문했던 해외 부동산개발 사업지역들이 생각이 나곤 한다.
당시는 국내 중견건설업체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써 해외 부동산개발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하던 시기였고 당사도 증권가에서는 유일무이하게 '해외부동산사업부'를 발족하기도 했다. 해외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중소건설업체의 해외 진출은 2006년에는 13개 업체였으나 2007년과 2008년에는 각각 67개와 71개로 최고점을 찍게 되었다. 이들은 국내에서의 부동산개발 경험과 오너 중심의 빠른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해외부동산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필자 역시 이들 건설업체와 함께 새로운 시장에 대한 자금조달은 물론 시장 조사와 현지 금융 조건 등을 연구하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었고 이후 대형 건설사들도 해외 부동산개발시장에 발을 들여놓게 되면서 도급 위주의 수주형태에서 파이낸싱을 동반한 개발형 사업으로의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던 글로벌 시장이 2008년 금융위기를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했고 국내외 부동산 경기 하락에 따라 대형 건설사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해외 플랜트사업으로 전략을 바꾸기 시작했다. 당시 잘나가던 중견건설업체들은 줄도산에 이르게 되었다. 이로써 해외 부동산개발은 거의 중단이 되었고 보유 자산들은 헐값에 매각되기도 했다.
현재는 대형 건설사 위주의 해외 플랜트사업이 주요 해외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향후 중견건설업체들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이들의 해외사업 특히 플랜트, 신도시개발 및 기반시설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제는 민간 위주의 분양형 사업이나 단순도급사업보다는 출자와 운영 등이 가미된 즉, 금융과 연계된 제안형 사업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사에도 해외 IB들의 국내 자금조달 문의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사업 구도 및 지역의 다양화 등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첫째, 현재 수출입은행 등 정책 금융기관 위주의 자금조달 시장에서 시중은행(commercial banks) 및 보험, 연기금 등의 참여가 확대돼야 할 것이다. 건설경제에 따르면 향후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수요만도 10조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당해 사업의 리스크 헤지는 물론 리스크과 요구 수익률의 적절한 타협을 통해 자금원이 조금 더 다양화돼야 할 것이다.
둘째로는 해외 인력에 대한 부분으로, 1세대 해외 사업의 경우 현지 교민 등 에이전트를 통한 사업기회 획득은 물론 사업 전반을 이들에게 의존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사업 진행과정에서 이들이 결국 문제를 일으켜 실패한 사례가 상당수 존재했다는 것은 안타까운 사실이다. 따라서 현지에 주재한 국내 공사기관 등의 네크워크 등을 활용하고 국내에 있는 현지 전문가들과의 정보 공유 및 발주처의 신용도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존에 해외에서 업무를 익히고 현지에 정통한 인력들의 경험과 지식을 흡수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platform) 구축도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2000년대 중반 많은 시공사들이 해외 사업에 진출할 즈음 영국계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부동산 버블에 대한 특집 기사를 다뤘다. 특히 미국의 경우 수입 대비 부동산 가격이 매우 높다는 증거를 제시했고 몇 년 뒤 이들이 붕괴되는 모습을 보게 됐다. 당시에는 전 세계적인 경기 호황에 그 실체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뜨거우면 언젠가는 식는다는 상식을 알고 있음에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항상 거시적인 경기 흐름과 우리가 속한 산업의 연계성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예의주시해야 함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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