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을 경비 배달부로 내몬 나쁜 정책?
인도, 경제활동인구 급증…인력수급 불균형 심각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세계 2위 인구 대국 인도가 노동력 문제에 직면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인도가 청년 노동력을 낭비하고 있다고 최근 지적했다. 일할 사람은 넘쳐 나는데 인도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괜찮은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인도는 조만간 세계에서 5번째로 노동인구가 많은 국가로 올라서게 된다. 그러나 양질의 일자리 수가 턱없이 부족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인도는 18~64세 노동인구가 무섭게 불고 있다. 유엔 인구자료를 보면 인도에서 앞으로 10년 안에 노동인구가 1억2500만명 증가한 뒤 이후 10년 사이 1억3000명이 추가로 늘 듯하다. 현재 피라미드형 인구분포도는 오는 2020년께 종형(鐘形)이 될 것이다. 한창 일할 청장년층이 노년층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뜻이다.
노동인구가 급증하는 것은 경제에 축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이 뒷받침되지 않는 노동력 급증은 일종의 재앙이다. 2004~2005년, 2009~2010년 인도에서는 신규 일자리가 전혀 생기지 않았다. 이전 5년 사이 6000만개 일자리가 창출된 것과 대비된다. 중국의 경우 2002~2010년 서비스와 산업 분야에서 신규 일자리 1억3000만개가 만들어졌다.
일자리 창출이 부진한 것은 인도의 경제성장 둔화 탓이다. 최근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호황이었던 2000년대 중반에서 반토막 난 4.5%를 기록했다.
이는 무엇보다 인도 정부의 책임이 크다. 중국ㆍ한국ㆍ대만 등 빈곤에서 벗어난 나라들은 제조업 육성으로 일자리를 늘렸다. 안정적인 월급쟁이가 많아지면서 저축이 늘고 소비도 늘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제조업 아닌 서비스업에 일자리가 많다. 인도 전역에서 현금지급기(ATM) 앞에 제복 차림으로 앉아 있는 경비원, 심부름꾼, 배달원, 엘리베이터 버튼 눌러주는 사내 등 허드렛일하는 청년을 흔히 볼 수 있다.
인도 정부는 지방 빈민층에게 일자리를 보장하는 '지방민 고용 보장법(NREGA)'이 시행되고 있다. NREGA란 사회 기반시설과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종의 '공공근로 프로그램'이다. 이는 인도 정부가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보다 생색내기용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인도에서 제조업은 총생산량의 27%를 차지한다. 다른 아시아 개발국가들의 경우 40~47%다. 인도는 제조업 수출이 부진해 만성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공식석상에서도 경제성장 둔화와 노동인구 증가가 맞물려 정치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집권할 가능성이 높은 국민회의당의 라훌 간디 부총재는 일자리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라구람 라잔 재무장관도 경제자문으로 재직할 당시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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