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部處생각, '뒤(백드롭)'를 보면 '앞(국정철학)'이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조정실 업무보고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 뒤로 '희망의 새시대, 국민과 함께 열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이 담긴 백드롭이 걸려 있다. 메인 사진 옆은 각 부처들이 업무보고때 사용했던 백드롭 이미지컷.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백드롭을 보면 박근혜정부의 국정철학을 읽을 수 있다. 백드롭(backdrop)은 무대의 배경막에서 나온 말로, 요즘에는 기자회견장이나 행사장 뒤에 드리우거나 세운 배경 이미지를 가리킨다. 백드롭은 박근혜정부의 국정 업무보고 때마다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새정부 출범후 중앙 부처들의 첫 청와대 업무보고는 지난달 말 마무리 됐다. 17부 3처 17청, 3위원회에 이르는 부처들의 업무보고는 총 15회로 나뉘어 41일 동안 이어졌다. 지난 3월 21일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포문을 열었고, 그 후 40일이 흐른 지난달 30일 국무조정실이 대미를 장식했다. 이명박정부에 비해 업무보고 시일이 다소 길어지긴 했지만, 부처간 칸막이 제거를 위한 '협업형 업무보고'와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토론식 업무보고'가 도입되면서 예전보다 효율적으로 진행됐다는 평가다.
업무보고가 진행된 청와대 영빈관에는 부처들의 업무보고때 예외없이 해당 부처의 특성과 철학이 담긴 대형 백드롭이 걸렸다. 업무보고를 받는 박근혜 대통령의 바로 뒤에 매번 백드롭이 걸려 참석자들은 물론 뉴스를 접하는 모든 이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3월 21일 업무보고 첫 순서로 나선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경우 '맞춤복지, 안전한 먹을거리'라는 슬로건을 백드롭으로 사용하는 등 전반적으로 각 부처의 역점 시책과 의지를 잘 드러냈다는 평이다.
부처들의 백드롭 슬로건은 '희망찬 농업 활기찬 농촌 행복한 국민'(농림축산식품부) '커가는 기업, 좋은일자리, 안전한 에너지'(산업통상자원부ㆍ중소기업청) '국민권익이 보호되는 신뢰사회' 법으로 뒷받침하는 국민행복'(국민권익위ㆍ법제처) '법질서 확립 안전한 사회 반드시 이루겠습니다'(법무부ㆍ안전행정부) 등 다양했다.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처럼 업무보고를 같이 한 부처들의 경우에는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슬로건(함께 일하는 나라 행복한 국민)을 내걸기도 했다.
부처들의 청와대 업무보고에 사용된 슬로건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행복'으로 모두 7차례 사용됐다. 물론 '창조' '공정' 등 박근혜정부의 국정 철학을 드러내는 낱말도 여러번 등장했다.
특히 지난달 3일 진행된 기획재정부ㆍ금융위원회ㆍ국세청 등의 업무보고에서 내놓은 '국민이 중심인 경제부흥, 일자리 만드는 창조경제, 튼튼하고 따뜻한 희망금융'라는 슬로건, 18일 미래창조과학부ㆍ방송통신위원회ㆍ원자력안전위원회의 '미래를 열어가는 창조경제, 공정하고 창의적인 방송통신, 국민이 신뢰하는 원자력안전', 24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확립, 경제민주화ㆍ창조경제 구현' 등의 슬로건에서는 박근혜정부가 국정철학으로 강조해온 '창조' '공정' '경제민주화' 등을 내세워 새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을 더욱 또렷하게 부각시켰다는 평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업무보고 때마다 각양각색의 백드롭이 걸렸는데, 여기에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담고 각 부처의 정체성과 업무 지향점을 함축한 문장들이 주를 이뤘다"며 "긴밀한 협업, 균형적인 융합 등을 추구한 박 대통령의 뜻이 담겼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지난 2일 청와대 블로그에 그동안의 백드롭을 한데 모은 이미지컷과 함께 '백드롭을 보면 부처 철학이 보인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외부에 공개했다. 청와대 페이스북을 통해 이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다양한 의견을 댓글로 달았다. 네티즌들은 "백 드롭이 한데 모였듯이 부처간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서 협업과 융합이 활발해 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부처간 칸막이를 제거 한 후 협업을 통한 업무추진 굿입니다" "그 모든 이야기들이 실질적으로 정책으로 연결 국민들이 체감 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 해 주시기 바랍니다" 등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세심한 배려, 국민들이 이해할까요"라며 안타까움을 전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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