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 꺼내는 영국인
르포-체크카드 천국 영국을 가다 <상>
체크카드가 대세..신용카드는 2006년 정점으로 점차 줄어
장롱카드에 수수료 부과 정책이 휴면카드 줄이는 데 한몫
[런던(영국) =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 영국 런던 켄싱턴 가든에 위치한 대형 마트 테스코의 계산대는 언제나 쇼핑을 끝낸 고객들로 북적인다. 계산대 창구마다 긴 줄이 늘어서 있다. 하지만 이른바 셀프 계산대는 상대적으로 한산하다. 상품을 바코드로 찍으면 내야 할 금액이 자동으로 표시되는 셀프 계산대 앞에선 고객들은 거의 예외없이 데빗카드(체크카드)를 꺼내든다.
지난 2006년, 신용카드 빚이 늘어나는 것을 우려한 영국 정부는 신용카드 억제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그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데빗카드였다. 이제 영국 시민들은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꺼내는 일이 습관화 돼 있다. 현금보다도 체크카드를 선호한다.
현재 영국 카드협회에 등록된 신용카드 숫자는 총 5600만장이다. 지난 2006년 6900만장에 달하던 신용카드 숫자는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신용카드 사용금액 역시 700억 파운드(2006년)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이다.
실제 사용되고 있는 신용카드(휴면카드 제외)만을 따지면 그 숫자는 더 적다. 영국 카드협회는 실제 사용되는 신용카드를 대략 3200만장으로 추산한다. 영국 금융당국은 휴면카드에 대해서는 평균 20파운드 가량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반면 데빗카드의 숫자는 점점 증가 추세다. 영국 카드협회에 등록된 데빗카드의 수는 8800만장에 달한다.
영국 카드협회 관계자는 "현재 영국에서 직불카드 사용 증가율이 매우 높다"며 "정부의 정책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진 돈 만큼만 쓰자는 소비인식이 확산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데빗카드 활성화에는 정부의 정책이 큰 몫을 했다. 영국 정부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신용카드 발급 자체를 어렵게 한 것이다. 신용카드 발급 기준을 높이고 카드 발급을 까다롭게 했다. 여기까지는 한국의 정책과 비슷하다. 그러나 영국 정부와 카드사들은 이후 당근책도 함께 제시했다. 데빗카드를 사용할 경우 신용카드보다 훨씬 좋은 혜택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리처드 코치 영국카드협회 부회장은 "항공기, 기차 티켓 등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경우 부과되는 추가요금을 데빗카드에는 부과하지 않는 방식으로 데빗카드를 활성화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은행 지점과 연계, 데빗카드를 쓰는 고객에게는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주는 은행도 생겨나고 있다. 신용카드로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 진 만큼, 체크카드를 쓰면 은행에서 더 싼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다.
무분별하게 신용카드를 발급해 준 카드사들이 고객에게만 피해를 전가하는 것도 금지했다. 영국의 4대 은행 중 한 곳의 카드그룹장은 "신용카드로 돈을 빌려 쓴 뒤 갚지 못하면 부과할 수 있는 수수료가 12파운드로 묶였다"며 "예전에는 카드사들이 불량한 고객에게 마음껏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금지된 만큼 카드사들이 알아서 신용카드 발급을 줄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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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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