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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의 첫 외부 일감 확보에... 해운사들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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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현대차그룹 물류계열사인 현대 현대글로비스 가 3자물류회사로 변신한다.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등을 피하고 경제 민주화 정책에 순응한다는 측면으로 해석된다.

다만 해운업계는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대기업의 진입이 달갑지 않다. 특히 일감몰아주기를 피하기 위해 저가낙찰 등으로 물량 확보에 나설 경우 업계 질서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남동발전은 지난 25일 실시한 유연탄 수송 입찰에서 현대글로비스-대보인터내셔널쉬핑 컨소시엄이 사업을 수주했다고 27일 밝혔다. 글로비스는 2015년부터 10~15년간 연간 유연탄 800만~1200만t을 파나맥스 벌크선으로 수송한다.

글로비스의 이번 수주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먼저 글로비스는 이번 수주를 통해 자사 최초로 외부물량을 따냈다. 글로비스는 그간 현대자동차계열사에서 물류 물량을 받아 회사를 운영했다. 현대차는 화주이면서 동시에 수송까지 담당한 셈이다. 이는 대표적인 일감몰아주기의 사례로 지목돼 왔다.
기업경영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는 대기업 그룹의 일감몰아주기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 올해 첫 시행되는 개정 상속세 및 증여세법 중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과세 제도'에 따라 올해 현대차그룹이 57개 계열사 중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8개 기업으로 인해 265억원의 세금을 내야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비스는 이같은 철퇴를 피하기 위해 자사 매출에서 그룹사 물량의 비중을 낮추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룹사 물량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외부 물량을 대거 수주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비스는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가 실시한 유연탄 수송 입찰에 참여했다. 하지만 외부 물량 100만t 이상 수송 실적 또는 1년 이상 장기 운송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자격 조건에 밀렸다. 이후 이번 수송건도 입찰하기 위해 초단기성 긴급 물량 수송을 수송에 나서는 등 각고의 노력을 통해 115만t의 실적을 제출해 수주에 성공했다.

또한 글로비스의 3자물류 진출은 현대차 후계구도 정립에도 큰 의미를 갖고 있다. 글로비스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31.88%)이 1대주주다. 정 부회장은 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를 통해 향후 순환출자구조 해소 및 후계구도 정립을 이뤄낼 수 있다. 이에 글로비스의 성장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해운업계의 시선은 차갑다.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줄어든 파이를 나눠먹을 입이 늘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거대 화주를 통해 실적 확보가 가능한 대기업 계열사가 해운업에 진출할 경우 출혈수주 양상을 보일 수 밖에 없다"며 "이번 수주건도 적자를 감안하고 뛰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사 물량을 통해 실적 확보가 가능한 글로비스가 초저가 입찰을 통해 수주 물량을 대거 수주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다. 특히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막고 기존 해운사들의 먹거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수익보다도 물량 확보가 관건이다. 결국 경기침체로 허덕이고 있는 해운사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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