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정부기관 유선전화 → 인터넷전화로 교체 중
해킹 위험에 노출… 국방·외교 도청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3ㆍ20 전산 대란의 후폭풍이 채 가시기도 전 정부 통신망이 해킹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유선전화를 인터넷전화로 바꾸면서 보안이 취약해졌다는 이유에서다.

유선전화와 달리 인터넷전화는 네트워크 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언제든 외부 공격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 보안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자칫 국가 기밀이 외부 조직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인터넷전화로의 전환'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22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가 2009년 5월 시작한 행정 전화망 대체를 위한 '인터넷전화 전환 사업' 진척도가 현재(3월기준) 중앙청사, 세종시 등 전체 580개 정부 기관 중에서 100개 기관(17%)에서 완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관들은 유선 전화 대신 인터넷전화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당초 계획은 2012년까지 100% 전환하는 것이었으나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행안부는 인터넷 전화 도입의 이유로 '비용 절감'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보안 전문가들은 3ㆍ20 전산 대란 사태보다 심각한 혼란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전화는 디도스, 악성코드 등 사이버 공격으로 통신망이 마비될 뿐만 아니라 해킹을 통해 원격도청까지 당할 수 있다"며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대통령의 통화도 언제든 도청당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국내 모 여행사의 인터넷전화 교환기가 해킹당하면서 여행사가 쓰지도 않은 수천만원의 국제전화 요금이 부과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정부는 인터넷전화에 암호화 기술을 도입해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유선전화보다는 위험하다는 것이 상식이다. 이에 따라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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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사이버국방학과 교수는 "정부 기관에 인터넷 전화를 보급하며 국정원에서 개발한 암호장치를 실었지만 해킹 위험에서 자유롭다고 장담할 수 없다"면서 "외교나 국방을 제외한 다른 분야의 인터넷 전화는 미국 시스코의 암호장치를 실었는데 한때 이것도 도청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킹 기법은 현존하는 보완 대책을 피해가는 방향으로 계속 진화하기 때문에 완벽한 보안이란 있을 수 없다"며 "국가 안보를 비용 절감과 맞바꿀 수 없는 만큼 인터넷 전화 도입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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