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00~250대 경쟁차종 해체.. 연간 25억유로 투자

[르포]유럽 최대 규모.. 글로벌 르노그룹의 심장 '테크노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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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파리)=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한해 매출액의 5~6% 수준인 25억유로에 달하는 연구개발비가 집중되고 200대에서 250대 이상의 경쟁 브랜드의 신차를 해체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르노그룹의 심장부 '테크노 센터'.


지난 1일 파리 시내에서 약 40분 걸려 도착한 테크노 센터의 전경은 수십년은 족히 넘을 듯한 시멘트 건물이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최첨단 기술이 농축된 글로벌 자동차 회사의 심장부라고 하기에는 황량하고 초라했다. 적어도 테크노 센터 건물에 대한 설명을 들을때까지만 해도 그랬다.

방대한 부지를 자랑하지만 초라한 외관의 연구소는 애초부터 내부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르노그룹 아시아태평양 홍보총괄담당 티에리 튜틀레오는 "일본 자동차가 유럽에 진출해 인기를 끌기 시작했던 1980년대 착공을 시작해 11년만에 완공된 연구소로 철저하게 건물 내부에서 일하는 연구원들을 위해 지어졌다"며 "밖에서 보는 모습보다는 안에서 밖을 내다볼 때 더 아름다운 건물"이라고 설명했다.


티에리 튜를레오 아태총괄 홍보담당 임원의 안내를 받아 연구소 내부로 향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3월 중 론칭 예정인 순수전기차 'ZOE'. 친환경차 개발에 수조원을 쏟아부은 르노그룹의 첫 보급형 모델이다. 아직은 콘셉트카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조만간 프랑스를 시작으로 전세계에 보급할 예정이다.

고압적인 한국기업들의 연구센터와 달리 아늑하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르노 테크노 센터에는 2010년 말 기준 1만1000명의 연구원들이 상시 근무하고 있다. 르노그룹 본사에 있던 부서가 새로 이전하면서 연구개발을 비롯해 엔지니어링, 영업, 마케팅 등을 전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한국 르노삼성의 연구인력도 매년 평균 30~35명이 이 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150헥타르 부지에 위치한 연구소 건물은 신차 개발의 심장부답게 유기적으로 연결돼있었다. 중앙에 있는 3개의 연구동은 각각 미래차종을 연구하고 디자인 하는 업스트림 엔지니어링(upstream engineering), 본격적인 신차개발을 위해 자동차 구성품 등을 검토하는 프로젝트 디벨롭먼트(project development), 출시를 앞둔 모델의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프로토타입 크리에이션(prototype creation) 등 담당한다.


유기적인 개발 프로세스를 거친 신차는 최종적으로 디자인 센터에서 최종 리허설을 마친다. 제네바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할 크로스오버 '캡쳐' 역시 테크노 센터 방문기간 삼엄한 보안속에 모습을 드러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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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중의 핵심 '라뤼쉐(LaRuche)'.. "현대차 싼타페를 뜯어라"= 테크노센터의 첫번째 건물을 거쳐 본격적인 신차 개발을 진행하는 두번째 연구동 '라뤼쉐(LaRuche)'는 일종의 메트릭스형 구조로 설계돼있다. 효율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의 총체라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프랑스식 합리주의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양쪽 두개의 트윈타워의 세로축은 5~6개의 신차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조직했다. 가로축은 부품 등 구성품을 담당하는 기능 조직이 배치돼있다. 이러한 메트릭스 조직은 신차개발기간을 60개월에서 30개월로 단축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현재 테크노센터 '라뤼쉐'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총 7개다. 유럽 경기상황은 긍정적이지 않지만 매출액의 50% 이상이 프랑스 이외의 지역에서 나오는 만큼 되려 신차 개발 수요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더구나 친환경차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 날이 갈 수록 역할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티에리 튜틀레오 홍보담당 임원은 "라뤼쉐는 르노 테크로센터의 가장 큰 자랑거리"라며 "르노가 전 세계에 내놓은 자동차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한해 200~250대가 넘는 경쟁 브랜드의 신차도 이곳에 위치한 분석센터(analysis center)에서 모두 해체한다. 이미 현대차의 신형 싼타페를 비롯해 폭스바겐, 포드, 푸조, 피아트 등 브랜드의 14종의 모델이 해체를 앞두고 있었다.


티에리 튜틀레오 홍보담당 임원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글로벌 메이커로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대부분의 신차를 해체해 연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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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벤츠도 탐내는 곳= 르노가 보유한 유럽 최고 수준의 자동차 연구센터라는 위상에 걸맞게 경쟁 브랜드의 장비 이용요청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신차 설계와 개발 업무의 90%가 디지털 시뮬레이션 기술을 통해 처리되고 있고, 5000개의 컴퓨터 기반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CAE)과 4개의 대규모 컴퓨터 이미지 디스플레이 장비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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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독일 최고의 메이커인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가장 탐내는 시설은 12대의 슈퍼컴퓨터를 통해 신차 정보를 처리하는 장비와 얼티메이트(Ultimate)라고 불리는 고성능 다이내믹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들여 개발중인 신차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르노 테크노센터 관계자는 "개발비용을 줄이면서도 높은 품질의 신차를 개발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장비를 보유하고 있어 경쟁 브랜드의 장비사용 요청이 늘고 있다"며 "지금까지 시장에 내놓은 것보다 더욱 다양하고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곳"이라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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