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진웅 금융투자협회 부회장

남진웅 금융투자협회 부회장

AD
원본보기 아이콘
최근 우리사회 화두는 고령화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느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오는 2030년 우리나라의 연금과 의료비용 등 고령화 관련 비용 지출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7.8%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세계 주요국 대비 최고 증가폭이다.


100세 시대에 실질적인 노후생활 보장을 위해서는 공적연금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사적연금 시스템의 효율적인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은 향후 성장가능성이 매우 큰 데 비해 소득대체율은 미국, 호주 등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해 제도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실제로 퇴직연금은 도입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적립금이 매년 약 2배씩 증가해 지난해 말 기준 70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성장했고 2020년에는 2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퇴직연금의 화려한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수준은 크게 미흡한 상황이다. 퇴직연금 총적립금 중 예ㆍ적금 등 원리금보장상품의 운용비중이 93%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근로자의 퇴직금을 원리금보장방법으로 운영하는 것이 건전성 측면에서 적절해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이미 1% 미만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원리금보장상품의 지나친 쏠림현상은 수익성을 떨어뜨려 충분한 노후자금마련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점점 하락하는 상황에서 퇴직연금마저 적정수익률 달성이 어려워질 경우 국민의 노후뿐 아니라 국가 재정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저금리 시대에 적합한 노후대비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해답은 바로 자본시장의 금융투자상품을 활용하는 것이다. 원리금보장상품에 익숙한 우리 국민들은 실적배당 상품 투자에 따른 단기적인 손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장기적 관점에서 실증적으로 검증된 높은 수익률에 주목해야 한다. 금감원에서 발표한 소비자리포트에 따르면 연금펀드의 10년 수익률은 98%로 예금 및 보험상품 수익률의 2배를 초과하는 우수한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장기 적립식펀드의 특성인 코스트 애버리지(cost-average) 효과로 위험을 분산하고 자본시장 성장기에는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금가입자가 투자한 실적배당상품은 우리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본시장으로 유입된 자금이 신성장동력 기업의 주식과 채권에 투자되면 기업의 고용과 생산이 증가한다. 연금 수익률이 높아지면 가계수요가 창출되는 효과도 발생한다. 이렇듯 자본시장과 우리 경제가 동시에 발전하면서 연금자산이 다시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된다.


해외 주요국도 우리와 비슷한 고령화문제, 저금리문제 해결을 위해 자본시장을 적극 활용했다. 미국은 1978년 '401k'라는 강력한 세제혜택을 부여한 퇴직연금 플랜을 도입, 이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증시의 상승과 함께 퇴직연금 자산의 높은 수익률을 시현했다. 호주도 1992년 슈퍼 애뉴에이션(Super-annuation)이라 불리는 퇴직연금 플랜을 도입해 세계 5위권의 연금 선진국으로 도약했고 자국의 연금모델을 신성장동력 수출산업으로 육성했다.

AD

그러나 우리나라는 투자가능한 상품과 비율을 법규에 구체적으로 나열하는 등 자본시장 투자에 대한 퇴직연금 자산운용 규제가 과도한 실정이다. 저출산ㆍ고령화 시대의 노후대비와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화두가 된 지금, 정책당국, 연금가입자, 학계, 연금사업자 등 연금제도 참가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연금의 자본시장 활용방안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남진웅 금융투자협회 부회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