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한복판 염색공장 폐수 불법방류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서울도심 한복판에서 수년간 불법폐수를 불법 방류해 온 염색업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30일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차맹기 부장검사)는 최근 수질및수생태계보전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Y(44)씨 등 서울 종로구·중구 일대 염색업자 3명을 구속기소하고 상대적으로 혐의가 가벼운 17명은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염색업자들은 폐수처리에 필수적인 약품의 투입을 생색내기에 그치거나 농축조·탈수기 등 폐수처리에 필요한 시설에 대한 투자도 사실상 손 놓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폐수처리 시설의 경우 최초 설치비 200~300만원 이후 월 10만원 정도면 유지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무자료거래(세금 등을 피할 목적으로 세금계산서 없이 거래)가 대부분이지만 이들 업체들의 월 수입은 월 1000만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지난 2010년 초부터 올해 6월까지 몰래 흘려보낸 폐수는 많게는 업체당 2500톤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사전에 단속정보를 알아내거나 검사용 시료를 조작하는 수법 등으로 불법방류를 도운 혐의로 폐수처리 대행업체 직원 C(65)씨 등 2명도 구속기소하고, 업체 대표는 불구속 기소했다.
대행업체는 폐수처리 시설을 개선하기보다 ‘꼼수’에 치중했다. 공무원 출신 현장소장을 내세워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단속 정보를 미리 전해 듣거나 단속결과를 직접 조작하기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공무원이 잠시 다른 일 하는 새 시료에 수돗물을 섞어 넣거나 단속에 맞춰 미리 폐수가 모이는 용기에 수돗물을 흘려넣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폐수방류 허용 기준치(COD 130PPM이하)보다 현저히 낮아 식수원인 팔당원수(4PPM이하) 수준의 수치가 나왔음에도 단속기관은 기준 충족 여부 확인에 그쳐 이 같은 사실을 제때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단속 정보를 사전에 유출한 혐의로 공무원 L씨(49)씨도 불구속기소했다.
60여곳에 달하는 염색업체들이 집중적으로 들어선 서울 종로·중구 일대는 지난 2000년 도시계획상 ‘일반상업지역’으로 지정돼 공단 입주가 제한됐다. 검찰 관계자는 “도시계획 이전부터 오랜 기간 무허가 조업해오다 당국의 양성화 정책에 따른 기존 건축물에 대한 특례 규정 덕에 영업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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