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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부천, 드래프트로 엿본 그들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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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부천, 드래프트로 엿본 그들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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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주어진 기회는 같았지만 선택은 달랐다. 한쪽은 신예 위주로 미래를 설계했다. 다른 한쪽은 즉시 전력감을 선택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안양FC와 부천FC가 신인선수 우선지명으로 프로축구 2부리그를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두 팀은 6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K리그 신규 창단구단 신인 우선지명 드래프트에서 총 18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드래프트는 내년 출범하는 2부리그 창단팀에 연맹이 부여한 일종의 '혜택'이었다. 얇은 선수층을 보완하는 동시에 팀의 미래가 될 선수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 사실상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구축하는 작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예상대로 부천은 대학 유망주 위주로 지명을 해나갔다. 반면 안양은 젊은 선수 대신 내셔널리그 출신의 '중고 신인'을 대거 선발, 드래프트장을 술렁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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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젊은 피와 함께 미래를 준비한다"
부천은 전체 1순위 임창균(경희대)을 비롯해 송치훈(광운대)·김신철(연세대) 등 8명의 대학 선수를 선발했다. 넉넉지 않은 자금 탓에 두 장의 지명권은 포기했지만, 곽경근 부천 감독의 얼굴에선 만족감이 묻어나왔다.

그는 "생각대로 됐다"라고 운을 띄운 뒤 "한 명을 제외하곤 처음 원했던 선수를 모두 뽑아 매우 만족스럽다"라고 밝혔다. 그 덕에 당초 계획했던 7명보다 한 명을 더 뽑을 수 있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부천은 8명 가운데 미드필더만 5명을 뽑았다. 곽 감독은 "우리팀은 공격적 축구를 지향한다"라며 "그 때문에 미드필더와 공격수 위주로 선수를 선발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선수들이 사실상 우리 팀의 주축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1부리그 출신 선수들로 전력을 보강하기엔 그들의 몸값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 그가 1부리그 승격에 대해 "당장은 힘들다. 차근차근 팀을 만들어 3년 뒤 도전할 것"이라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족한 경험을 채우고 잠자는 가능성을 깨워 팀을 정상궤도에 올린다는 마스터 플랜인 셈이다.

결국 이날 뽑은 선수들의 성장이 부천의 밝은 미래에 대한 필요충분조건이다. 여건은 충분하다. 곽 감독은 "우리팀은 젊은 선수들이 좀 더 가족적 분위기에서 열심히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1부리그 팀은 이미 기존 전력이 짜여있지만, 우리 팀에선 곧바로 주전으로 뛸 수 있다"라며 "신인들에게 팀의 주축 선수로서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만큼 성장세도 빠를 것이란 얘기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제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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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과거는 잊어라. 이제는 프로다"

드래프트장에 들어선 이우형 안양 감독의 눈은 충혈되어 있었다. "밤새 한숨도 못잤다"며 한숨을 쉬었다. 어떤 선수를 뽑을지 장고를 거듭한 탓이었다.

결론은 고양KB 시절 동고동락했던 선수들과의 의기투합이었다. 대학선수는 1,2순위의 가솔현과 정재용(이상 고려대) 뿐. 10장의 지명권 가운데 7장을 고양KB 출신 선수를 뽑는데 썼다. 돈지덕·김영남·이완희 등 이미 내셔널리그에서 검증된 자원들이었다. 또 다른 한 장 역시 울산미포조선 공격수 김병오를 위해 행사했다. 이 감독은 "실력과 더불어 경험을 갖춘 선수들을 선택했다"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먼 미래보다는 당장의 경쟁력을 챙겼다는 뜻이다.

앞서 안양은 최근 해단된 고양KB 출신 선수들을 흡수하며 선수단을 구축해왔다. 여기에 안양행 대신 드래프트로 방향을 틀었던 고양KB 선수들까지 끌어안았다. 사실상 내셔널리그 최강 전력을 그대로 옮겨온 셈이다. 2부리그 첫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품기에 충분하다.

이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언론이나 주변에선 우리를 강팀으로 분류하지만, 내셔널리그와 프로 2부는 전혀 다른 무대"라고 강조했다. K리그에서 내려온 광주FC, 상주 상무는 물론 K리거가 대거 합류한 경찰청 등에 비해 결코 나은 전력이 아니란 점도 지적했다. 이 감독은 "창단팀인데다 프로 첫 해란 어려움도 있어 내년 시즌 성적은 결코 장담할 수 없다"라며 "다만 광주·상무·경찰청 등을 상대로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내셔널리그 출신 선수들에겐 정신적 재무장도 당부했다. 그는 "내셔널리그에서 검증됐다고 2부리그에서도 잘할 순 없다"라며 "선수들이 매너리즘을 버리고 좀 더 도전적이고 열정적인 자세를 보여줘야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1부리그 승격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이 감독은 "안양은 서울·수원 못잖은 축구 열기를 자랑하는 도시"라며 "팬들을 오래 기다리게 하진 않겠다"라고 말했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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