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벨기에 싱크탱크 리스본위원회와 독일 베렌베르그 은행의 공동 연구보고서 및 알리안츠의 보고서를 소개하면서 부채 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국가들이 구조조정 및 개혁에 나섬에 따라 고통스럽지만, 경쟁력이 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위기 이후 이들 나라들은 그동안의 미뤄왔던 노동시장의 개혁들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가령 실업률이 26%에 달하는 스페인의 경우 올해 7월에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제도를 통과시켰다. 포르투갈도 해고 요건을 완화했다. 탈리아의 경우에도 법원의 검토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노동시장이 유연화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했다.
이들 기관들은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은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은 반면, 이탈리아는 개혁 정도가 부진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알리안츠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헤이즈는 개혁에 나선 국가들이 “매우 쓴 약을 삼켰지만 효과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하면서 “개혁이 과정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부채위기를 겪는 나라들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확인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두 보고서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경상수지를 들었다. 현재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는 경상수지가 크게 개선됐다. 이들 나라가 경기가 좋지 않음에 따라 수입이 줄기 때문에 경상수지가 개선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보고서들은 내수시장 위축만으로는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의 수출 및 경쟁력 강화를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EU집행위는 부채위기 국가들의 경쟁력 회복이 계속 이어질 경우 금융시장은 차츰 안정되고 투자가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고난의 길이 끝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베렌베르크은행의 홀거 슈미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보다 한발자국 더 나아가 현재의 구조조정이 계속 이어질 경우 2014년면 유로존 국가들은 위기 탈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단 전제는 올해와 내년에 매우 강력한 긴축정책을 위기 국가들이 견대되어야 한다.
결국 관건은 부채위기 대상 국가의 정치인들이 긴축정책으로 인한 사회적 고통이 너무 커지기 전에 경제가 개선되고 있음을 확인시킬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려 있다. 각국 정부가 현재의 구조조정과 긴축 정책들이 결국 경제를 살리고 있음을 보이고, 실제 이를 확인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