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토론, 시청률 16%…많이 봤지만 사회자 편파진행 논란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주상돈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26일 '국민면접'이라고 이름 붙인 단독 토론회를 열었다. 일단 16%선으로 나온 시청률만 보면 흥행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토론회 직후 박 후보 캠프는 "진정성 있는 후보의 면모를 잘 보여줬다"며 합격 점수를 줬지만, 상대편에서는 "준비 안 된 후보임을 드러낸 토론"이라며 불합격 평가를 내렸다. 일각에서는 사회자의 편파적인 진행과 패널 질문 내용 등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시작 전부터 공방이 오갔다. 대본 유출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박광온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박 후보의 토론 질문지와 답변지가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상대 후보가 없는 '나홀로 토론'도 모자라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캠프의 이정현 공보단장은 "이런 큐시트(대본)는 작성될 수도 없고 존재하지도 않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토론회 직전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기자실을 찾아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을 의식했을까. '우군'으로 여겨졌던 패널 일부가 시작부터 날을 세웠다. 정진홍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선거를 돕는 사람들에게 임명직을 주지 않겠다는 선언을 해야한다고 몰아붙였고, 박 후보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이끌어냈다. 그는 "박 후보의 정책은 국민면접관의 입장에서 볼 때는 굉장히 추상적"이라고 혹평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유신헌법과 정수장학회 등 과거사 문제, 의사 결정 과정의 불투명 논란, 경제민주화 진정성 논란과 관련된 내용은 아예 거론되지 않았다.
흥행 성적만 보면 나쁘지 않았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이날 토론회의 방송3사 시청률은 16.1%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21일 방송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 토론회 시청률 18.8%과 유사했다. 애초 단독 토론회라는 점을 감안해 시청률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를 씻어냈다.
박 후보 캠프의 이상일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토론이 끝난 직후 서면 브리핑에서 "박 후보의 진실된 마음을 잘 전달한 토론이었다"며 "국민들과 의미 있는 소통기회를 가졌다"고 자화자찬 했다. 그러나 문 후보 캠프의 박광온 대변인은 "박 후보가 이토록 준비 안 된 후보일 줄은 몰랐다"며 "텅 빈 내용으로 국민을 실망시켰다"고 혹평했다.
이민우 기자 mwlee@
주상돈 기자 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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