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기관 합의점 못찾아… 파출소 대신 어린이집 설계용역 착수
2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SH공사는 지난주 ‘천왕동 여성전용임대주택’의 기본 계획안을 변경하는 설계 용역에 착수했다. 사업명은 ‘여성안심주택’이어서 기존과 차이가 없지만 조성부지가 바뀌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지구대 위 원룸을 얹어 짓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경찰청과 갈등이 시작됐다. 여성안심주택 관리 등을 이유로 부지의 무상지급을 요구한 경찰청과 달리 서울시는 공동으로 사업을 진행하면 매입비 부담이 줄어든다며 매입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팽팽하게 맞섰다.
재건축 때 건축비 혹은 시설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조건도 경찰청과의 이견 중 하나였다. 또 서울시는 1~2층 전부를 지구대 용도로 사용토록 하거나 1층에 민원실과 함께 어린이집을 입주시켜야 한다고 제안했으나 경찰청은 “어린이집이 지구대와 같은 층에 입주할 경우 어린이들의 각종 사건 목격 등의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며 입주를 포기했다.
이번 용역기간만 1년으로 서울시는 1차 기간인 오는 12월부터 2013년 3월 사이 건축심의와 실시설계 및 발주까지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특히 경비실은 단지를 통합관리할 수 있는 통합경비방식으로 계획하고 단지출입구에는 종합경비실을 마련하도록 하는 등 구체적인 방범체계까지 담았다.
하지만 관계기관과 구체적인 협의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계획부터 발표하며 혼선을 준 것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2015년까지 여성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2000가구를 짓겠다는 계획안도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서울경찰청과의 입장차로 경찰서나 파출소지구대를 활용할 공급여력이 크게 줄어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찰청과)협의를 꾸준히 진행했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해 계획안을 변경하게 됐다”며 “대신 어린이집이 들어서는 만큼 단지 내외부에 범죄예방 설계안을 적용시켜 취지에 맞는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SH공사 관계자 역시 “파출소를 짓겠다는 당초 계획안이 바뀌는 등 사업기간이 다소 지연된 만큼 올해안에 용역계약을 체결해 착수에 나설 방침”이라며 “시유지를 활용해 어린이집과 임대주택 공급난을 해소하는 모범사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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