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미술관 등 문화예술 새볼거리...편의시설 늘리고 할인행사도
전통시장이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신(新)시장'으로 변신하고 있다. 할인 행사와 편의시설 정비는 물론 다양한 문화활동을 통해 마음잡고 발깁잡기 까다로운 사람들을 시장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일부 시장은 간판에서 벽화와 조형물까지 이야기가 담긴 콘텐츠를 제공, 문화에 예술을 더하고 있다.
바로 옆 반찬가게 김정자(58ㆍ여)씨도 "목동시장이 행복한 장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어제 저녁에도 겉절이를 만들어 시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제공중이다. 사람들에게 보다 친근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이팅을 외쳤다.
통인시장 상인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서울의 오랜 전통시장으로만 여겨졌던 이곳이 미술과 만나 예술과 문화가 공존하는 대표적인 문화형 전통시장으로 탈바꿈 했기 때문이다. 통인시장 입구에는 사람들이 쉬어 갈 수 있는 멋스러운 정자가 자리 잡았고, 시장 안에는 상설 전시장인 '꿈보다 해몽 공작소'가 설치돼 시장의 멋을 한껏 살렸다. 통인시장의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였다. 거리 미술관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등 주변 카페와 공방네는 예술작품들이 전시돼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끌었다.
경기 남부 최대 상권인 남문 상권의 중심인 팔달문시장도 대형 유통업체들로 다소 위축됐던 상권을 살리기 위해 색깔있는 시장으로 탈바꿈했다. 팔달문시장은 중소기업청의 지원 아래 문화 컨설팅 전문 기업의 도움을 받아 화성, 행궁 등 문화관광자원과의 연계를 시도하고 정조대왕의 이야기를 시장에 담았다. 이후 '왕의 길'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배너와 풍물장터가 생겨났고, 무엇보다 술잔과 접시가 놓여있는 소반을 앞에 두고, 임금이 자리에 앉아 술을 권하는 모습의 조형물을 통해 팔달문시장이 문화관광형 시장임을 알리고 있었다. 이 조형물의 이름은 "취하지 않으면 못 돌아간다"는 뜻의 '불취무귀(不醉無歸)'로 정조대왕이 기술자들을 위로하며 했던 말이다. 역사 속 이야기를 품은 팔달문시장의 특징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팔달문시장의 이 같은 변화는 상인회의 노력도 한 몫 했다. 상인회장이 발 벗고 나서 빈 점포를 물색했고, 건물주와 5년 무상임대 협의에 성공하며 상인 방송국, 문화교실, 박물관 등을 입주시켰다. 덕분에 시장의 유동인구는 40%나 증가했다. 조정호 팔달문시장 상인회장(50)은 "팔달문시장은 앞으로도 상인, 지역주민, 예술인 모두가 참여하는 지역밀착형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경영진흥원 관계자는 "최근 전통시장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하며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며 "시장경영진흥원도 전국 전통시장이 경쟁력을 갖춰 나갈 수 있도록 다각적인 연구와 실효성 높은 사업을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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