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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로 희망 찾은 노숙인 20명의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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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학교에서 농사훈련을 받고 있는 노숙인들.

영농학교에서 농사훈련을 받고 있는 노숙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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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인근 아로니아 농가에서 열심히 일해 작업반장으로 뽑혔습니다. 더욱 열심히 일해 아로니아 농장을 운영하고 싶어요. 이혼 후 연락하기 미안했던 아내를 여기 와서 매달 3번씩 만나고 있습니다. 긴 터널을 빠져나온 기분입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건설사 도산으로 실직하고 부인과 이혼한 후 술에 의지하다 노숙생활을 하게 된 최 모씨의 이야기다. 그가 다시 꿈을 찾고 재기의 의지를 다진 건 다름 아닌 '농사'였다.
31일 서울시립 양평쉼터에서 지난 봄 서울 영농학교에 입학해 농사기술을 훈련받은 20여명의 졸업생들의 '1회 서울영농학교 졸업식'이 열렸다.

영농학교는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노숙인과 쪽방 주민의 자립과 자활의지를 키워주기 위해 진행하는 맞춤형 자립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서울농업기술센터와 양평농업기술센터 등에서 전문 강사진을 초빙해 친환경 농업 등 34개의 이론 강좌와 채소, 특용작물, 축산, 화훼 재배 등 22종을 현장실습의 교육과목으로 구성됐다. 이외에도 노숙인의 소양을 높이기 위한 인문학 강좌와 자격증 취득 지원, 신용회복 등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들을 대상으로 개인별 구체적인 귀농계획에 의해 임대 농지 및 농가 등을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컨설팅 등을 통해 영농자활사업단을 구성해 영농조합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 내년에 모집하는 2기부터는 영농시기에 맞춰 3월부터 개강할 예정이다. 주 3회였던 현장실습을 주 4회로 강화하고 교육 후 귀농 및 취업과 연계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경호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한때 노숙생활을 했지만, 서울영농학교를 졸업하고 새 삶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볼 때 가슴이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서울시는 한번 실패한 시민들이 영원히 좌절하지 않고 다시 희망을 품고 일어설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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