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떠나가는 엄마들… 혁신학교 입주단지 ‘각광’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혁신학교 인근 주택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실험적인 창의지성 교육을 지향하는 혁신학교가 최근 교육계의 ‘핫이슈’로 급부상하면서 학부모를 중심으로 탄탄한 수요층이 형성되고 있어서다.

그동안 교육시설로 빼곡했던 대치동 학원가가 최근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며 주변 부동산 및 상권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입시전문기관 하늘교육에 따르면 지난해 전통적 교육 강세 지역인 대치동, 서초동 등 강남권 학생 유입률이 2009년보다 약 50% 이상 감소했다. 반면 각 지역별로 흩어진 혁신학교로 수요자들이 몰려들며 인근 단지들이 호황을 맞고 있다.

실제 혁신학교의 등장으로 기존의 교육체계에 대한 새로운 바람이 불자 부동산 시장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혁신학교는 2009년 경기도교육청에 의해 13개교로 시작했다. 공교육의 신모델을 제시한 혁신학교가 현재는 전국 350여곳으로 그 수가 급증하면서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8년 입주한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 ‘서정마을 5단지’다. 인근 ‘서정초등학교’가 2010년 3월 혁신학교로 지정된 후 수요가 꾸준히 늘며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혁신학교 지정 이후 2012년 10월 현재 서정마을 5단지 84㎡(전용) 5개 타입 모두 8000만~8250만원 수준의 전셋값 상승폭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다보니 혁신학교 인근의 단지들이 탄탄한 전세수요를 바탕으로 인기를 끌면서 새롭게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달부터 입주가 시작된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상도 엠코타운’은 단지내 혁신학교인 ‘상현초등학교’가 위치했다. 이 학교는 학부모 청원에 의한 첫 서울형 혁신학교로 화제를 모으며 지난 5월 이 아파트 입주예정자의 투표를 거쳐 6월 혁신학교 지정이 확정됐다. 현재 상현초등학교는 지난달 개교 후 정상적으로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상도 엠코타운’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단지 내 입지한 상현초등학교를 가깝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어 최근 자녀를 이 학교로 진학시키려는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다”며 “실제로 상도 엠코타운 59㎡경우 1000만~200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이 형성됐고 학군수요를 바탕으로 전세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지난 8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광교 상록자이’는 도보 4분 거리에 혁신학교로 선정된 상현중학교가 자리했다. 인근에 용인시립상현도서관도 2013년 개관을 앞두고 있어 편리한 교육시설 이용이 가능하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남보금자리 A2블록도 단지와 인접하게 혁신학교인 ‘세명초등학교’가 위치했다. 아파트 입주와 함께 초등학교 건설도 마무리되면서 현재 개교해 입주민을 위한 교육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오는 12월 입주를 앞둔 광교신도시 A7블록 ‘광교 e편한세상’도 혁신학교로 선정된 ‘산의초등학교’와 닿아 있다. 같은달 입주하는 서초 우면보금자리 A2블록도 우면2보금자리지구내에 위치한 혁신학교 ‘우면초등학교’로 통학할 수 있어 향후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혁신학교 지정을 요구하는 민원이 꾸준히 이어지는 등 혁신학교가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며 “이미 혁신학교 지정이 완료된 인근 입주단지들의 경우 잠재적인 수요를 풍부히 확보해 높은 것과 다름없어 높은 가치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