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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主演 채권, 목에 힘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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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국가재정 상징하는 '30년물 국채'..내일 첫 발행

만년 조연 탈피..경제불황 속 '선진국형 투자구조'로 진화
일반투자자도 구입 가능..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투자매력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11일은 증권시장의 만년 조연이 주연으로 올라서는 날이다. 증권시장을 가리켜 자본시장의 꽃이라고 하지만, 채권은 주식과 파생상품에 밀려 조연의 자리에 머물러 왔다. 변동성 높은 투자상품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최소 수년을 내다봐야 하는 채권보다는 한순간 대박을 노릴 수 있는 파생상품 등에 더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채권은 투자자들의 외면에도 그동안 묵묵히 정부와 각 경제주체들의 주된 자금조달 창구로서 기능해 왔다. 채권이 자본시장에 공급하는 자금량(2011년 채권 발행잔액 1287조원)이 주식(2011년 시가총액 1148조원)보다 크다는 것을 아는 이 역시 많지 않다.

정부는 11일 처음으로 국고채 30년물 발행을 시작한다. 전 세계적으로 30년물을 발행하는 건 미국, 독일 등 선진국들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채권 선진국으로 들어선 것이다. 경제위기 불안이 이어지며 채권 인기는 더없이 높아진 상황이다. 바야흐로 '30년 채권'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30년물 발행은 정부와 투자자 모두에게 의미가 있다. 정부는 장기간 안정적인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투자자는 장기물에 대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 나아가 30년물은 국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현재 30년물 이상의 초장기물을 발행하는 국가는 중국(50년), 프랑스(50년), 영국(50년) 등이 있다. 지난 2000년 10년물을 처음 발행한 우리나라는 6년 후 20년물, 12년이 지난 지금 30년물을 발행하기에 이르렀다.

중요한 것은 개인 등 일반투자자들도 당장 30년물 구입이 가능해 진다는 점이다. 정부는 다음 달까지는 인수단 방식으로 매월 4000억원씩 30년물을 발행하는데 하나은행, 대우증권 등 6개 기관이 전량 사들이는 식이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기존에 공급을 요청한 지점에 물량을 배분하는 동시에 장외시장 거래도 당일(11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라며 “개인도 다른 채권처럼 30년물 국채를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11월 이후부터는 다른 국고채와 마찬가지로 매월 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된다. 개인은 직접 국고채를 입찰받을 수도 있고, 지금처럼 국고채를 입찰받은 금융사로부터 구입할 수도 있다.

현재 국고채 투자 환경은 더없이 좋은 상황이다. 올 초 정부는 개인의 국고채 투자를 보다 손쉽게 바꿔 놨다. 지난 4월부터 개인은 최소 10만원 단위로 국고채 입찰이 가능케 됐고, 기존에는 참여할 수 없었던 물가연동국고채(물가채)에도 참여할 수 있다.

증권가는 채권 시장의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 위주로 장기물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발행되는 장기물에 대해서는 분리과세 혜택 범위가 축소될 예정이라 절세를 노리는 거액자산가들도 몰려들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은 것도 채권 투자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기준금리 하락은 통상 채권금리 하락으로 이어진다. 채권 금리와 채권 값은 반비례 관계로 금리가 내려가면 값은 올라간다. 채권 금리가 내려갈수록 채권 보유자는 추가 이득을 보는 셈이다. 증권가는 내년 1분기까지 1~2차례의 추가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최근 무디스, 피치 등이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며 외국인 자금 유입도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달에도 27일 무디스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직후 4일간 총 6217억원의 순매수 물량이 들어왔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경제위기로 글로벌 채권시장의 장기물 발행이 현저하게 줄고 있다”며 “외국인의 국내 30년물 매수는 발행 후 3~5개월 후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리라 전망하면서도, 30년물 매수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조언하고 있다. 30년물 금리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두 달간 추이를 지켜본 뒤 투자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최동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10년물 대비 스프레드(금리 차이)가 3~6bp(1bp=0.01%포인트)에 불과해 역마진 부담이 있고, 분리과세도 오히려 절대금리가 높은 20년물이 더 유리하다”며 “30년물 투자는 바람직하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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