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를 하버드에 보낼 수 있습니까?"


미국의 아버지들이 뇌과학자 존 메디나 박사의 강의에 꼭 하는 질문 중 하나다. 존 메디나 박사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이 시대 '아버지'들에게 같은 대답을 한다.

"아내에게 잘해 주십시오."


간단하면서 조금은 싱거운 대답이다. 존 메디나는 남편과 아내가 행복한 관계일 때 자녀가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고 뇌가 자연스럽게 발달한다고 설명한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관계가 그대로 자녀 관계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 존 메디나 박사의 주장이다.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이처럼 간단하지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지금 우리나라 가족 공동체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불황과 경제 불확실성 속에 부모들은 고통 받고 있고 아이들은 학교 폭력 등의 문제로 신음 중이다. 가족이라는 공간에 함께 포함돼 있지만 부모와 자녀 간 거리는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대화가 사라진 지 오래다.


핵가족화, 경제 불황에 따른 맞벌이, 높은 이혼율, 입시 스트레스. 어느 것 하나 가족 공동체로 눈을 돌릴 수 있는 여유를 주지 못한다. 가정은 한 사회를 이루는 기본이다. 기본이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건강한 사회, 발전하는 사회를 꿈꾸는 것은 무리다.


최근 '좋은 부모 되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무원 집단에서부터 시작됐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 이하 교과부)는 7일 정부중앙청사 별관 2층 대강당에서 공무원 300여명을 대상으로 '좋은 부모 되기' 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행사는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되는 인성교육 실천주간 운영과 관련, 중앙부처 공무원들에게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과부는 이에앞서 지난 6일에는 가정에서 가족이 함께하는 밥상머리 교육을 실천하고, 적극 참여하도록 길거리 캠페인을 실시했다. 이주호 장관을 비롯한 40명이 서울역 앞 등에서 출근길 직장인을 대상으로 밥상머리교육 홍보활동을 펼쳤다.


이 장관은 "밥상머리 교육이 인성교육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며 부모와 자녀가 함께할 수 있는 소중한 가족 시간"이라고 말했다.


여성가족부가 7일 펴낸 '가족품앗이' 사례집도 '좋은 부모 되기' 위한 하나의 모델이 되고 있다. 주변의 가족들이 '품앗이'로 모여 자녀를 위한 공동 활동을 펼치는 사례들이다. '가족품앗이 우수사례'에서 대상을 차지한 세종시건강가정지원센터의 '우리는 한가족'이라는 사례는 눈길을 끈다.


부모들이 자녀들의 체험학습을 위해 공동기획에 나서고 함께 다니면서 공동체 문화를 자연스럽게 체득하고 있다. 세종시건강가정지원센터의 하미용 센터장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움직이다보니 소통은 물론 최근엔 지역사회 봉사활동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부모와 자녀의 건강한 관계는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가 주최한 '좋은 부모되기' 교육에 강사로 나선 최성애 박사는 이날 참석한 공무원들에게 '감정코칭'을 강조했다. 최 박사는 "부모로서 아이와 유대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녀 감성 교육의 필요성과 감성코칭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박사의 감정코칭은 ▲아이의 감정 인식하기 ▲감정적 순간을 좋은 기회로 삼기 ▲아이의 감정 공감하고 경청하기 ▲아이가 감정을 표현하도록 도와주기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로 진행됐다.


최 박사는 "부모와 자녀간 감정코칭 뿐만 아니라 남편과 아내의 감정코칭도 필수"라며 "뇌과학자 존 메디나의 말처럼 남편과 아내가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때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뇌가 발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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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부모세대들은 EQ(감성지수)에 익숙치 않는 게 사실이다. 기성세대들은 EQ보다는 IQ(지능지수)에 관심이 높은 세대들이다. 최 박사는 "IQ보다는 감정을 서로 주고받고 대화를 통해 함께 고민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EQ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좋은 부모되기' 교육에서 이주호 장관은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며, 인성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며 "가정에서의 인성교육 활성화를 위해 공무원부터 솔선수범함으로써 범사회적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며 적극적 참여를 부탁했다. 공무원이 먼저 '좋은 부모'가 돼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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