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의 선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형병원은 의료 발전에 크게 기여한 만큼의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3시간 대기 3분 진료', 비싼 병원비, 과잉 진료, 리베이트의 근원지 등 부정적인 꼬리표가 늘 따라붙는다. 대형병원 간 무리한 규모의 경쟁 탓이 크다. 막대한 투자에 따른 비용을 보전하고 수익을 올리기 위해 환자에게 덤터기를 씌우지 않을 수 없는 덫을 스스로 만든 것이다.
신축 부속병원에 기금을 협찬하는 기업의 이름을 함께 붙인다는 계획도 대기업이 의료를 통해 사회적 기여를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병원의 수익을 진료 수입에만 의존하지 않고 의료산업화를 강화해 해결해나가겠다는 구상은 주목할 만하다. 연세의료원은 그동안 쌓아 온 임상 경험, 임상시험 모델, 환자 통계 등을 바탕으로 정보기술(IT)기업은 물론 전자회사, 자동차회사, 식음료기업, 바이오 및 제약산업, 의료장비 회사 등과 손잡고 의료산업화를 선도할 계획이라고 한다. 중국, 몽골, 아프리카 등에 제2, 제3의 세브란스 병원을 만드는 등 브랜드를 수출하겠다는 전략도 긍정적이다.
병원이 참 인술을 펴는 곳이 되기 위해서는 규모의 확대나 의료시설 및 장비의 현대화도 중요하지만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 첫째다. 연세의료원의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다른 대형 병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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