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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잔혹사 "칼날 위를 걷는 한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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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잔혹사 "칼날 위를 걷는 한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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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승환 기자]연이은 '묻지마' 살인, 폭력과 자살 등 사건ㆍ사고가 전국을 휘감고 있다. 최근 경기 수원, 의정부, 인천 부평, 울산 등에서 벌어진 '묻지마' 살인폭력 및 여의도 금융가의 도덕적 해이가 속출하고 있다.

묻지마 폭력의 경우 범인들이 실직자거나 일용 노동자들로 사회적 소외계층여서 불황, 실직이 이유 없는 난동을 낳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2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흉기 난동을 부린 피의자 김모(30) 씨는 실직자였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전 직장에서 이른바 '왕따'로 퇴사한 뒤 재취업이 안되자 예전 동료들을 찾아가 칼을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 혼자 죽긴 싫었다"고 진술했다. 회사에서의 실적 부진과 동료들의 험담이 나은 극심한 스트레스가 결국 난동의 원인이 됐다. 분을 삭히지 못한 김씨는 아무 관계도 없는 행인 2명에게도 칼을 휘두른 뒤 달아나다 현장에서 붙잡혔다.

지난 18일 1호선 의정부역에서 행인 8명을 다치게 한 유모(39)씨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일용직 노동자였다. 범행 당일에도 유 씨는 동대문의 한 직업 소개소에서 일자리를 알아보려고 전철을 탔던 길이었다. 유 씨는 늘 공업용 커터칼을 갖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든, 누구에게든 범행을 저지를 개연성이 있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 21일 울산에서 벌어진 칼부림은 청년 실업자의 소행이었다. 피의자 이모(27)씨는 일명 '은둔형 외톨이'였다. 중졸 학력인 이 씨는 3년 전부터 직업 없이 혼자 방에 틀어박혀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에 대한 울분과 불안은 결국 죄 없는 단골 슈퍼마켓 주인 김모(53) 씨에게 폭발했다. 이 씨는 슈퍼마켓을 찾아가 아무 이유 없이 김 씨의 배를 찔러 중상을 입혔다.

지난 19일 인천 부평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 피의자 김모(25) 씨 역시 실업자였다. 경찰 조사결과 김 씨는 범행 하루 전 날 실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새벽에 귀가하던 여성 3명에게 무차별 폭력을 행사했다가 나흘 만인 23일 새벽 경찰에 붙잡혔다.

여기에 여의도 금융권에서도 도덕적 해이가 이어졌다. 20일 한국증권거래소 직원은 기업 공시정보 사전유출 혐의로 자살하는 사건이 터졌다. 이에 앞서 ▲ 지난 9일 전현직 은행지점장들의 어음위조 대출사기 ▲ 17일 국민은행 직원의 아파트 중도금 대출서류 조작 ▲ 18일 저축은행 비리로 금융감독원 직원 2명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선고 등이 터져 금융권 전체가 흉흉한 분위기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최근 일련의 사건들은 '출구'를 찾지 못한 이들이 벌인 일이다. 치열한 생존경쟁에 내 던져진 개인들을 사회가 품지 못하는 한 이 같은 범행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정부나 기업에서 1인 가구 등 고립된 사람들을 위한 상담 프로그램 등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노승환 기자 todif77@




노승환 기자 todif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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