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대법관 후보자들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이래 김 후보자는 줄곧 부적격 시비에 시달려왔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위장전입, 저축은행 수사 압력, 부동산 이면계약, 아들 병역 비리 등 갖은 의혹이 제기돼 결국 한달 넘게 임명동의안 처리가 지연되는 결과를 맞았다.
이날 김 후보자는 사퇴서를 통해 "저를 둘러싼 근거 없는 의혹들에 대해 끝까지 결백함을 밝히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나 저로 인해 대법관 구성이 지연된다면 더 큰 국가적 문제라 생각해 사퇴하는 게 국가에 마지막으로 헌신하는 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그간 불거진 부적격 논란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해명을 거듭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가족들과 함께 마음에 멍이 들었다는 이야기다. 김 후보자는 특히 일선 법관이 자신에 대한 임명제청을 재고해야한다고 주장하는 등 사법부 내부에서 거부반응이 일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의 사퇴 소식을 접한 대법원은 “충격과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도 사실상 대법원 구성의 걸림돌이 사라진데 안도하는 표정이다. 대법원은 긴급 논평을 통해 “국회에서 대법관 임명 동의 절차가 마무리됨으로써 대법원이 본연의 임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함에 따라 나머지 대법관 후보 3명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이르면 다음달 초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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