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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인생, 내 힘으로 한다"…자립 나선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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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노인일자리사업, 일하는 노년이 더 활기차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마포구가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해 우리마포복지관에 문을 연 만두가게에서 노인들이 만두를 빚고 있다.

마포구가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해 우리마포복지관에 문을 연 만두가게에서 노인들이 만두를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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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너무 커. 200g은 되겠다"

김정부 할아버지가 반죽기계에서 배구공만한 반죽덩어리를 꺼내 올리자, 할머니 서넛이 달려들어 일정한 크기로 반죽을 떼어내기 시작한다. 옥신각신 만두를 빚는 노인들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지자체가 추진하는 재취업 사업이 노년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직종만 맞아떨어지면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걸 발견한 지자체도 사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청은 올해 4월부터 ‘우리마포시니어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시니어클럽은 60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자립형 창업 일자리를 마련해 제공하는 사업이다.


마포구가 어르신들을 위해 선택한 사업은 카페, 만두가게, 수제쿠키, 캐릭터인형 봉제다. 서울시 사업 공모 선정으로 마련된 1억2900만원 예산에 구 예산 1억원도 더해 지난 6월 우리마포복지관 4층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들여왔다.


가장 먼저 문을 연 곳은 올해 1월 복지관 앞마당에 차려진 우리왕만두가게. “손주 보는 것보다 일하는 게 더 좋아” 반죽 무게를 맞추느라 저울 눈금에 온 정신을 쏟는 우중순 할머니다. 손대중으로 대충 맞춰도 되지 않냐고 여쭸더니 대뜸 “돈 받고 파는 건데 누군 큰 거 주고, 누군 작은 거 줄 수 있냐”는 대답엔 프로의 근성이 느껴졌다.


“자신있냐 묻길래 열심히 할 수 있다고만 대답했죠”

면접 때 가장 가슴 졸였다는 강현순 할머니는 반죽을 담당한 김 할아버지와 부부사이다. 강 할머니는 구청 봉사활동으로 적적함을 달래던 중 우연히 노인일자리사업을 알게 돼 부부가 함께 지원했다. 강 할머니는 “60이 넘으면 식당에서도 안 받아주는데 출근할 수 있는 것만도 신난다”고 말했다. 시니어클럽 사업은 지원자들을 상대로 면접과 수습기간을 거쳐 최종 채용 여부를 결정하지만, 구청은 되도록 많은 노인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요일별 교대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사업을 진행하며 맞게 되는 문제점들도 함께 머리를 맞대 해결한다. “하루는 찜통기를 열었는데 하얗게 부풀어 올라야 할 반죽이 원래 크기대로 노랗게만 익어 있었어” 구청에 탁구를 치러왔다 만두팀에 막내로 합류한 차금순 할머니다. 팀이 머리를 맞댄 결과 원인은 불의 세기 차이에 있었다. 마포구청 시니어클럽 담당자 김경수 과장은 “매일 조례와 종례를 통해 그날의 시행착오를 논의하고 함께 고쳐나간다”고 말했다.


일을 통해 활력을 되찾은 노인들에 구청 담당자들도 반색한다. 임현주 계장은 "어르신들을 신나게 만드는 건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노인들도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며 그들에게 맞는 직종을 개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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